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땅 위에서 다시 피어난 동백꽃

입력
2021.02.01 04:30
25면
0 0
제주 한라산 중턱 한 숲길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제주 한라산 중턱 한 숲길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제주 한 시골 돌담길 담벼락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제주 한 시골 돌담길 담벼락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제주 용두암 부근 용연 끝머리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제주 용두암 부근 용연 끝머리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한 줌의 햇살조차 들지 않는 깊은 숲속

차디찬 땅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한 떨기 동백아

붉디붉은 슬픔이 눈 앞을 가려 차마 너를 바라볼 수가 없구나

숨이 멎을 것 같은 피 울음이 차가운 돌덩이 위에 방울방울 맺혀

한밤 영혼의 온기를 머금고 다시 겨울꽃으로 환생했네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움튼 너를 이제라도 내 가슴 속에 품고 싶다

칼바람을 맞으며 선혈처럼 붉게 태어난 동백꽃

송이째 툭툭 떨어져 온전한 꽃망울이 슬프도록 아름답다

네가 땅속으로 스며들 사월 어느 따스한 봄날

그리움에 사무쳐 애달프게 찾겠지만

너는 또다시 혹한 속에서 불꽃처럼 피어오르겠지

나는 오늘 조용히 네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한다

눈송이가 흩날리는 겨울, 새벽 태양처럼 달아오른

너의 선홍빛 얼굴을 다시 땅 위에서 만날 수 있기를…

-제주 한라산 중턱 숲길에서

제주 한 시골 돌담길 담벼락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꽃잎

제주 한 시골 돌담길 담벼락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꽃잎


제주 한 시골 돌담길 담벼락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꽃잎

제주 한 시골 돌담길 담벼락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꽃잎


제주 용두암 부근 용연 끝머리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제주 용두암 부근 용연 끝머리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봉우리


왕태석 선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