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 등수 매기는 한국 기독교 문화의 영향??
"교인들 코로나19를 신앙심 증명할 시험대로 삼아"
"빈틈 노려 장사꾼 되는 IM선교회 같은 단체 문제"
지난해 8월 사랑제일교회→1월 BTJ열방센터(인터콥)→2월 IEM국제학교(IM선교회) 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늘 기독교발(發) 집단 감염이 발생했습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기독교 관련 단체의 집단 감염에 개신교는 대중의 공분을 사게 됐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은 온데간데 없고 종교가 사회적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꼴이 됐으니 말이죠.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국민 모두 많은 것을 포기한 채 힘겹게 일상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유독 일부 기독교인들이 방역을 방해하는 모습에 국민은 힘이 빠지기 마련입니다.
물론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교회와 기독교인들도 많습니다.
다만 같은 종교라고 해도 불교나 천주교에선 집단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데, 왜 기독교만 자꾸 터지는 걸까요.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기독교의 독특한 문화라도 있는 걸까요.
이헌주 목사 "신앙의 경쟁과 서열화, 뿌리 깊어"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 이헌주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김디모데 예하운 선교회 대표 등 개혁 성향을 보이는 젊은 목사 세 명이 이에 대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들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함께 출연해 기독교발 집단 감염은 교인들의 잘못된 신앙심을 키우는 한국 기독교의 구조에서 비롯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잘못된 신앙심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이들은 우리나라 기독교가 교인의 신앙심을 순위 매기듯 해 경쟁 심리를 부추기는 데 있다고 봤습니다. 쉽게 말해 신앙을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처럼, 남보다 앞서야 한다며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는 뜻입니다. 신앙심을 최우선 가치로 보기 때문에 일반인의 상식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일부는 순교자의 자세를 요구하며 교인들을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가고, 그 위험한 상황이 올바른 신앙이란 잘못된 믿음을 준다고 합니다. 즉 한국 교회가 교인들에게 코로나19란 위기를 신앙으로 극복했다는 우월감을 심어주려고 한다는 의미죠.
이들에겐 이런 우월적 신앙심이 진실한 믿음과 종교적 가치보다 더 큰 자랑거리가 되기 마련이죠.
이 사무국장은 "한국 교회 내에는 신앙의 경쟁과 서열화라고 하는 게 아주 깊이 뿌리 박혀 있다"며 "그러니 신앙을 경쟁적으로 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쟁적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서열을 매겨 교회 조직 안에서 차등을 둔다"며 "여러가지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 돼 방역보다 교회 활동을 우선시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영웅놀이에 빠진 일부 목회자"
이런 교인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을 자신의 신앙을 증명할 시험대로 삼는다는 게 이 사무국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과 연대하기보다 자기가 가진 신앙의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스스로 위험에 뛰어들고 모이게 된다"며 "'우리는 이렇게 한다'며 자신의 신앙이 더 좋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특수한 문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교인들에게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목회자들의 영웅 심리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 세계로교회의 손현보 목사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어기고 대면예배를 진행하며 감염병 예방법과 정부의 방역 활동을 비판했죠. 대면예배, 교회 내 모임을 강조하는 목회자들이 자꾸 나오는 것도 이런 영향이 미쳤다는 겁니다. 이들에게 교회 활동을 막는 정부는 일종의 '사탄'인데, 정부를 비판하는 목회자는 사탄에 맞서는 영웅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죠.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앞서 7일 손 목사의 대면예배 강행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연대는 논평에서 "우리는 광기 어린 영웅 놀이에 빠진 목회자를 규탄한다"며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적 의무를 다하지 않는 목회자는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는 사람이며, 거짓된 정보를 맹신해 불합리한 신앙을 가진 성도도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대표는 이에 "이런 사고 방식이 강한 게 교회 역사에선 순교가 (갖는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매우 큰 신앙으로 포장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디모데 대표 "IM선교회, 영어·유학·신앙 세뇌 욕구 노려"
소수가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구조로 가고 있는 게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일부 인사들이) 교인들의 신앙 성숙이란 명목으로 정신적, 육체적, 혹은 물질적 착취를 하기 시작한다"며 "이를 통해 아주 특수한 집단, 목회자나 일부 소수가 이득을 취하고, 위기를 이용한 장사꾼이 등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IEM국제학교·TCS국제학교 집단 감염을 일으킨 IM선교회가 이에 해당하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IM선교회의 경우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사업을 빠르게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 3년 전만 해도 IM선교회가 가진 기관은 몇 개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관련 시설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IM선교회는 현재 대전 IEM국제학교를 비롯해 수도권과 광주, 부산, 대구 등 전국에 24개의 국제학교를 운영 중입니다.
코로나19로 유학길이 막히고 학원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됐죠. IM선교회가 영어 교육과 조기 유학, 신앙심이 투철한 아이로 성장시키고 싶은 부모의 욕구를 건드린 거죠.
IM선교회는 각 지역 교회들과 연결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각 지역 목사들 입장에선 교인들에게 이런 욕구를 충족할 시설을 소개해 줄 수 있게 된겁니다.
김 대표는 "개신교인 중 기존 공교육 체제를 믿지 않는 분들이 있다"며 "세속적이고 성경에 반하는 진화론을 가르치고, 인권적인 친동성애를 가르치니 가급적이면 대안학교를 보내려고 하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이어 "강한 교육열이 작용한 건데, 영어를 가르치며 아이를 기독교 사상으로 세뇌시킬 수 있는 부모의 욕망을 대리만족해 줄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또한 기독교가 우애와 연대가 아닌 극단적 이기주의로 가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대표는 "종교적인 신념과 해로운 신앙으로 자리 잡아 '우리는 굉장히 특별한 존재, 하나님께서 보호하고 계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며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극단적 이기주의를 낳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반정부 노선 강화하려는 보수주의 목회자들도
이들은 방역 수칙을 어기는 집단을 크게 둘로 나누었습니다. ①순수한 신앙심에 행동한 그룹과 ②반(反)정부 노선에 속한 집단으로 말이죠.
①신앙심에 따라 행동한 그룹은 IM선교회를 운영하는 마이클 조 선교사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②반정부 노선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나 인터콥 대표인 최바울씨가 포함됩니다.
김 대표는 "개신교인들한테 (정부 방역 활동을 지키지 말자고 한 게) 먹힌 건 신앙이 독실한 보수적인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교회 특성상 교인들은 목회자의 말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방역을 거부하고 협조하지 않는 목회자들의 특징이 현 정부에 비판적이고 반정부 투쟁을 벌이려는 분들"이라며 "이들의 머릿속에는 문재인 정부는 공산주의이자 무신론이고 그 배후에는 사탄이 있다, 즉 이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반정부적인 목사들이 현 정부를 사탄에 비유하는 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 한국 기독교를 무너트리려는 음모론을 믿는다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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