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소장 "보호막 한겹 얹으면 더 효과적"
N95 부족에 따른 차선책
CDC "내달 1일부터 교통수단 마스크 의무착용"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두 장씩 겹쳐 쓰라는 전문가들의 권고가 나오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견되는 상황에서, 마스크 이중 착용이 감염 위험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보건 전문가들은 ‘마스크 겹쳐쓰기’를 권고하고 있다. 마스크를 두 장 겹쳐 쓸 경우 보호막이 한 층 강화돼 코로나19 차단 효과가 커진다는 것이다. 미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25일 NBC방송에 출연, “마스크 추가 착용이 바이러스 차단효과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호막을 한 겹 더 얹으면 상식적으로 봐도 (바이러스 차단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두 장씩 쓰거나 N95와 비슷하도록 마스크를 변형시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백악관 브리핑 등 공식 석상에 나설 때마다 마스크를 두 장 겹쳐 써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지난 15일엔 린지 마 버지니아 공대 토목ㆍ환경공학 교수와 모니카 간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의대 교수가 “수술용 마스크 위에 면 마스크를 단단히 겹쳐 쓰면 최대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논평을 냈다. 두 겹을 쓸 때 안쪽의 수술용 마스크가 필터 역할을 하고, 면 마스크가 밀착 착용을 도우면서 추가 필터로도 작용할 것이란 게 이들의 설명이다. 조셉 앨런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부교수 역시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문에서 수술용 마스크 위에 면 마스크를 쓰면 비말의 91%를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바이러스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마스크는 공기 중 입자의 95%를 차단하는 의료용 N95 마스크다. 그러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마스크 사용을 일반에 권고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마스크 재고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인들까지 고성능 마스크를 찾을 경우 의료현장에 마스크 부족 사태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겹쳐 쓰기가 그나마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라고 보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도 마스크를 두 장 겹쳐 쓰는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0일 취임식에서 수술용 마스크 위에 검은색 천 마스크를 겹쳐 썼다. 바이든 정부 초대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역시 대통령 취임식 날 파트너와 함께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쓴 셀카를 찍어 올렸다. 공화당 소속인 밋 롬니,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지난달 중순 ‘더블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DC는 이날 항공기, 기차, 택시, 승차공유차량 및 대중교통 등 모든 교통수단에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명령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연방기관에 교통수단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한 지시에 따른 것이다. 명령은 다음달 1일 오후 11시59분부터 시행된다. 다만 개인이 단독으로 운전하는 차량이나 상용 트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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