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전 대표의 장혜영 의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 제보를 받아 온 정의당이 “숙고가 부족했다”며 1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보호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 당원뿐 아니라 일반인의 카카오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을 전부 제보 대상으로 삼으며 당 안팎에서 과잉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받은 제보는 활용한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젠더인권본부장)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차 가해를 제보 받는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과, 토론 및 의견 개진 과정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 내부 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제보를 받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에 대한 숙고가 부족했고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에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 부대표는 “(2차 가해) 제보 메일을 받는 것은 오늘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다시 한번 이 사건으로 상처 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사과 드린다"고도 했다.
다만 2차 가해 제보의 취지는 옳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사례들을 볼 때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피해자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 받기보다 의심과 비난을 받게 되어 쉽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면서 “피해자가 자신이 속한 조직을 떠나지 않고 신뢰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2차 피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보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배 부대표는 “피해자를 위로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보내주신 제보와 의견은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들어온 제보는 분석하여 조만간 그 결과를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지난달 26일부터 2차 가해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틀 뒤 정의당 전국위원 등 당원 8명이 “당원과 국민들에게 입을 다물라, 서로를 고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제보 접수의 철회를 요구해 100명이 넘는 당원이 동의 서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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