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실용
◇인생, 자기만의 실험실
리타 콜웰, 샤론 버치 맥그레인 지음. 김보은 옮김. 미 국립과학재단의 첫 여성 총재 리타 콜월의 자전적 인생 안내서다. 전염병 콜레라 연구의 돌파구를 마련한 콜웰 박사는 남성 중심인 과학계 유리천장을 깬 상징적 인물로 손꼽힌다. “재능, 노력 그리고 좋은 논문만 있다면 충분히 성공하리라 생각했다”고 말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과학계의 뿌리 깊은 성차별 관행을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한다. 저자가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바탕으로 내놓는 현실적인 조언은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을 전한다. 머스트리드북·432쪽·1만8,000원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케이트 커크패트릭 지음. 이세진 옮김. 관습적인 결혼을 꿈꿨던 무명의 철학 교사가 전 세계 여성의 삶에 변혁을 일으킨 페미니즘의 선구자가 되기까지를 그린 보부아르의 전기.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제2의 성’이라는 걸작을 남긴 보부아르는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와의 자유로운 연애 계약을 맺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책에서는 이 관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정의한다. 새롭게 공개된 보부아르의 일기, 편지, 논평, 인터뷰를 바탕으로 보부아르를 재탄생시킨다. 교양인·588쪽·2만8,000원
◇인문정신이란 무엇인가
김월회, 안재원 지음. ‘인문학의 전성시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저자는 사유의 올곧음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기보다 당장에 필요한 실용적 지식 습득에 머물고 있는 세태를 비판한다. 동서양 고전에서 올바른 인문학의 단초를 마련하고자 중국 학술사상을 전공한 서울대 김월회 교수와 서양고전학을 전공한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안재원 교수가 힘을 합쳤다. 동서양 고전을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해본다. 길·444쪽·2만원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피터 자이한 지음. 홍지수 옮김. 지정학, 에너지, 인구통계학 전문가인 저자는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2020년대에 붕괴되기 시작하고 2030년대의 세계는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세계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자주의를 복원하고 동맹체제를 다시 주도할 거라는 전망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국가적 쇠퇴 단계에 접어들었고 중국도 머지 않아 추락하게 될 거라는 예측도 내놓는다. 저자가 그리는 2030년의 미래는 ‘각자도생’의 세계다. 김앤김북스·496쪽·1만9,000원
◇시크
트래시 맥밀런 코텀 지음. 김희정 옮김. ‘미국에서 가장 대담한 사상가’라고 평가받고 흑인 지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회학자로 불리는 트레시 맥밀런 코텀의 첫 에세이다. 인종, 젠더, 자본주의 영역을 넘나드는 여덟 편의 글은 소수자들의 날것 그대로의 삶과 자본주의의 실상을 파헤친다. 남부의 가난한 흑인 가정 출신이라는 자신의 정체성부터 시작되는 논의는 여러 영역의 소수자들이 처한 상황이 간단치 않음을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위고·272쪽·1만6,000원
◇트릭 미러
지아 톨렌티노 지음. 노지양 옮김. '밀레니얼 세대의 수전 손택'이라 불리는 저자의 데뷔작이다. ‘뉴요커’ 기자 출신인 저자는 익숙한 것에서 어두운 면을 비추고 낯선 것에서 친숙함을 찾아내 우리에게 안긴다. 책에 담긴 아홉 편의 에세이는 현시대의 문화적 균열, 갈등, 불평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집중력을 흩뜨리지 않으면서도 복잡한 것을 자세히 설명해내며 사유의 ‘거울’ 앞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생각의힘·460쪽·1만8,000원
◇조광조 평전
신병주 지음. 시대를 앞서나간 개혁의 아이콘 조광조의 평전. 성리학을 조선 사회에 정착시키는 데 인생을 바쳤으나, ‘불온’한 꿈이었던 그의 이상은 한계에 부딪혀 좌절됐다. ‘역사저널 그날’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조선시대 전문가인 신병주 건국대 교수는 조광조의 삶과 사상을 통해 그의 성공과 실패가 주는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다.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조광조의 개혁정치와 그 실패가 보이는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한겨레출판·264쪽·1만8,000원
◇바퀴의 이동
존 로산트, 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진원 옮김. 자동차 보급에 맞춰 구성된 세계의 대도시들은 대부분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에 시달린다. 선택의 기로에 선 우리는 향후 10년 동안 새로운 이동 방법을 찾게 되겠지만, 자동차처럼 하나의 기술이 주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실험실 역할을 하는 대표적 도시들을 직접 찾아가 새로운 모빌리티 기술이 우리의 도시와 경제,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들여다본다. 소소의책·336쪽·1만8,000원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오세원 옮김. 20세기 최고의 극작가가 자본주의를 향해 내뱉는 통렬하고 준엄한 비판. 60편에 달하는 희곡을 발표해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조지 버나드 쇼는 정작 자신의 최고 작품으로 희곡이 아닌 이 책을 꼽았다. 사회주의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해 달라는 처제의 요청에 쇼가 4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저술이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이 책에서 쇼는 인생의 의미, 결혼과 육아부터 금융과 산업, 전쟁, 혁명, 파시즘까지 아우른다. 서커스출판상회·812쪽·2만8,800원
◇방법으로서의 경계
산드로 메자드라, 브렛 닐슨 지음. 남청수 옮김. 현대의 세계화는 경계를 허무는 것이 아닌 경계의 확산을 야기하고 있다. 누군가가 전자여권으로 10초 만에 통과하는 출입국 심사대가 다른 누군가에겐 소말리아 해변에서 동력선을 타고 몇 주 혹은 몇 달의 밀항으로 건너가야만 하는 시공간이 된다. 이처럼 경계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포함한다. 저자는 경계 지대를 둘러싼 폭력의 분위기와 함께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에 걸친 경계투쟁들을 탐구한다. 갈무리·512쪽·2만7,000원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한지원 지음.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끊임없이 소환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자본론’ 읽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쉬운 언어로 ‘자본론’을 해설하고 구체적 현실을 분석한 이 책은 500년을 이어온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마르크스 이론가로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주목받으며 활발히 활동해온 저자는 질문을 던지면서 명쾌한 해답까지 제시한다. 한빛비즈·352쪽·1만8,500원
◇화교 이야기
김종호 지음. 혼혈 문화, 알라신을 믿는 중국인, 베란다 건축, 싱가포르 탄생까지 총천연색의 드라마를 펼치는 ‘화교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 저자는 중국과 동남아 세계를 이해하는 키워드 ‘화교’에 대해 세밀하게 분석한다. 싱가포르국립대에서 화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국적과 인종을 분리하는 인식 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한국 사회 안의 이주민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국민국가에 기반해 인식 경계를 설립하는 우리의 배타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너머북스·360쪽·2만3,000원
◇무당과 유생의 대결
한승훈 지음. 조선시대에 장기적으로 지속된 종교개혁의 과정을 살펴본다. 새로운 지배체제를 유교 질서로 구축하려는 조선의 프로젝트는 왕조가 멸망할 때까지 진행됐다. 이 책이 조선시대 종교사에 다루는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풍부한 이미지를 사용하던 고려시대 종교가 어떻게 조선에 와서 성상파괴적 종교문화로 바뀌었는지 살피고. 민속종교 현장에서 유교화와 무속 배제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알아본다. 사우·280쪽·1만8,000원
◇20가지 수학 이야기
차이톈신 지음. 박소정 옮김.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짚단을 실은 배로 화살 10만개를 얻은 유명한 일화가 과연 진짜일까. 중국을 대표하는 수학자인 저자는 수학과 세계사의 만남 속에서 역사의 명장면에 숨어있는 수학적 원리와 비밀을 파헤친다.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발휘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화들을 수학적으로 점검해보기도 한다. 피타고라스, 나폴레옹, 피카소 등 동서양을 넘나들며 저자가 해설하는 ‘세계사 수학’ 이야기는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사람과나무사이·304쪽·1만6,500원
◇동물을 위해 책을 읽습니다
김보경 지음. 동물 책만 내는 1인 출판사의 마흔아홉번째 책. 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한 저자는 현대 사회가 동물 착취를 기반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하면서 인간과 동물 사이에 적용되는 위계 관계를 있는 그대로 내보인다. 우리가 사랑하고,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들이 약자인 동물 착취의 결과라면 어떨까. 저자는 동물이 처한 상황은 자본주의의 약자 착취 관계를 대변한다며, 인간과 동물 간 관계는 인간 사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강조한다. 책공장더불어·320쪽·1만3,000원
◇세상은 맑음
박태해 지음. 문화선임기자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만난 22인의 생생한 라이프 스토리. 우리나라 최초의 휠체어 장애인 대학생이자 방송인인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부터 24년째 베트남에서 구순병 무료 수술을 해주는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장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성공과 좌절, 회한 등 인생 이야기를 듣고 기록으로 남겼다. W미디어·231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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