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세력이자 지난달 미 국회의사당 침탈 사태를 주도한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이전부터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들의 폭력 성향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테러단체로 공식 분류한 건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캐나다 공공안전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런 결정을 알렸다. 미 의회 난입 사태 당시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들이 핵심 역할을 했고, 실질적인 안보 위협을 가했다는 이유다. 빌 블레어 공공안전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프라우드 보이스의 폭력적인 행동과 발언은 백인 우월주의, 반(反)유대주의, 인종차별, 동성애ㆍ이슬람ㆍ여성 혐오에 의해 돌아가며 심지어 이런 것들이 결합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대선 이후 (이들이)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2016년 설립된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극우단체다. 북미 지역에만 수천 명의 회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설립자는 캐나다인이지만, 단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세를 불려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을 ‘애국자’로 칭해왔을 뿐 아니라 의사당 폭거 뒤에도 단체를 비난하는 데 주저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는 이미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돼 있다.
테러조직으로 지정됐다는 건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다. 회원 자격만으로 전부 범죄자 취급을 받지는 않지만, 폭력 등 불법을 저지를 경우 테러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캐나다인이 프라우드 보이스에 돈을 보내거나 관련 용품을 사는 것도 범죄 행위로 간주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테러단체로 지정되면 자산 동결 등 금융 제재가 가해지고 캐나다 입국도 거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우드 보이스를 향한 제재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 행정부도 자체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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