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장관 '2+2회담'서 中 견제에 한 목소리
英, EU 탈퇴 후 인도·태평양에 눈 돌려 기회 모색
日, 센카쿠열도 등 中 견제 위해 유럽 관여 환영
영국과 일본이 경제·안보 분야에서 급속히 밀착하고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국제사회 영향력 유지를 위해 아시아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고, 일본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원군 확보로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다.
3일 저녁(일본시간) 화상회의로 진행된 양국 외교·국방장관 간 2+2 회담에서는 연내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 호의 인도·태평양 지역 파견 시 영국군과 자위대의 공동훈련 실시를 합의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중국 진출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해상 안보협력을 우선할 뜻을 확인한 것이다.
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은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일본이 주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해군력에 있어 정평이 난 영국은 인도·태평양 실현에 중요한 조각"이라고 강조했고, 방위성 관계자도 "일영 협력 강화는 중국에 대한 큰 견제가 된다"고 평가했다.
홍콩 정세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고 대만과 최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정세에 대해서도 양측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밖에 사이버·경제 안보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기후변화 등의 협력 강화도 합의했다.
일본 측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과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해경부대의 무기 사용을 허용한 중국의 '해경법' 시행에 대해 "국제법에 반하는 형태로 적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최대 항공모함의 아시아 전개에 대해 "우리나라의 능력을 보여주고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인도·태평양 구상 실현을 위해 이른바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참여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 역시 지난해 1월 EU 탈퇴 후 유럽 밖으로 시선을 돌려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여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인도·말레이시아·미얀마 등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 역사적 관계가 깊고 경제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양국 간 안보협력은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2차 내각 출범 이후 강화돼 왔다. 특히 2016년 영국이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 뒤 가속화했다. 2+2 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로 2017년 런던에서 개최한 후 약 3년 만이다. 영국은 최근엔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참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양국은 지난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했고, 영국 정부는 지난 1일 일본이 의장국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TP) 가입 신청을 정식 발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