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경적 시위 등 소극적 저항 넘어
대낮 거리에서 직접 "군정 반대" 외쳐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나흘 만에 첫 가두 시위가 벌어졌다. 어둠을 틈타 냄비와 자동차 경적 소리에 기댄 소극적 저항을 넘어 대낮에 직접 거리로 나선 것이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 도심에서 수십 명이 참석한 쿠데타 반대 시위가 열렸다. 1일 새벽 군부의 쿠데타 이후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건 처음이다. 만달레이는 수도 네피도에서 북쪽으로 270㎞ 떨어져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는 시위 동영상 및 사진엔 확성기를 든 사회자가 "구금된 우리 지도자들을 지금 석방하라, 당장 석방하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담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 뒤로 약 20명이 "국민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군부 쿠데타에 맞서 양곤 등에선 2일 밤부터 시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 스테인리스 용기 등을 두드리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있다. 1988년 대규모 군정 반대 시위를 뜻하는 '88항쟁'을 기념하듯 오후 8시쯤 소리가 더 커진다는 게 현지 교민 얘기다. 같은 날 시민단체들은 SNS 페이스북에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했다. 하루 만에 15만명이 동참했다.
온라인 저항과 냄비 시위 장면이 외부로 퍼지는 걸 막기 위해 쿠데타 세력은 페이스북 등 SNS를 차단했다. 미얀마 정보통신부는 "현재 국가의 안정을 해치고 있는 사람들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라며 "이달 7일까지 페이스북을 막는다"고 밝혔다. 미얀마 인구(5,300만명)의 절반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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