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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설 쇠고 30년 살던 아파트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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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설 쇠고 30년 살던 아파트 떠난다

입력
2021.02.05 18:00
수정
2021.02.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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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오른쪽)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서 '미래를 위한 기억'을 주제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기념식에서 이용수 할머니에게 우산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옥(오른쪽)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서 '미래를 위한 기억'을 주제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기념식에서 이용수 할머니에게 우산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30년간 거주한 좁은 공공임대아파트를 떠나 설 직후인 이달 중순쯤 대구 수성구 새 아파트로 이사한다.

이용수 할머니는 5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10평대 아파트에 살다가 방 3칸 있는 30평형대 아파트로 이사가게 돼 좋다"며 "리모델링이 끝나면 이사간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수성구의 전용면적 84㎡(공급면적 32평) 아파트에 대해 지난달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이 아파트에는 방이 3개 있고, 이 할머니와 간병인, 요양보호사, 손님 등이 묵게 된다. 대구시는 아파트 리모델링이 끝나는 즉시 이 할머니가 이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가 이 아파트를 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김성태 대구시의원이 대표발의한 '대구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대구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할머니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마련돼 예산 4억원을 확보했으나 그 후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할머니가 중구 서문로 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가까운 거처를 희망해 인근 청라언덕역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알아봤으나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중구, 북구, 수성구 전 지역을 대상으로 아파트를 물색하느라 늦어졌다"고 말했다. 또 "2014년부터 사랑의열매가 제공하는 스타렉스 차량으로 이동하면 위안부역사관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지난 30년간 달서구 상인동의 39.6㎡ 규모 공공임대아파트에서 거주해왔다. 해당 아파트는 좁고 거주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할머니는 현재 중구의 한 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기존에 살던 아파트를 기념관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해당 아파트는 대구도시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다 법령상 어려움이 있어 다른 사람이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해 5월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정의기억연대(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할머니는 당시 "시민들이 낸 성금이 어디로 쓰이고 있는지도 모르고,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며 "위안부 문제는 윤미향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향 당시 당선인은 급히 대구로 내려와 이 할머니를 만나고 "화해했다"고 밝혔지만, 이 할머니가 "덕담을 나눴다는 말은 모두 지어낸 말"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윤 의원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활동 당시 일부 회계상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부정을 저지른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자 "모든 분들이 힘을 주시고,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덕분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모든 분께도 감사드린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1944년 16세 나이에 대만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그는 1993년부터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전세계를 돌며 증언과 강연을 해왔다.

대구=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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