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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국장·법무장관… 떠오르는 ‘남강고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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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국장·법무장관… 떠오르는 ‘남강고 출신’

입력
2021.02.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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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조부장·남부지검장·검찰국장 꿰차
박범계 장관은 남강고 2학년 때 자퇴한 선배
이정수 전임 남부지검장 박순철도 고교 동문

검찰 핵심 실세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이정수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 뉴시스

검찰 핵심 실세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이정수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 뉴시스

이정수(52) 검사장이 지난 7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를 통해 법무부 요직인 검찰국장에 발탁되면서, 그가 졸업한 서울 남강고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정수 국장을 발탁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남강고 출신이다. 이정수 국장과 ‘남강고’라는 인연으로 묶인 인물은 박 장관만 있는 게 아니다. 이정수 국장의 서울남부지검장 시절 전임자인 박순철(57) 전 검사장 역시 남강고를 나왔다. 그간 검찰 내 학연을 따질 때 별로 부각되지 않았던 ‘남강고 인맥’에 정치권과 관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조부장, 남부지검장, 검찰국장…요직 꿰찬 이정수

이정수 검찰국장은 남강고 13회 졸업생(1988년 졸업)이다. 그는 지난해 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단행된 첫 인사 때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은 뒤 핵심 요직을 잇따라 맡았다. 작년 10월 말 사임한 박순철 전 검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공석이 된 서울남부지검장으로 부임하더니, 지난 7일 박범계 장관 취임 후의 첫 검찰 인사를 통해선 심재철 전 법무부 검찰국장과 자리를 맞바꿨다.

대검 기조부장은 검찰총장의 비서실장 격이고, 서울남부지검은 금융ㆍ정치권 사건이 몰려 있어 서울중앙지검과 함께 ‘빅2 검찰청’이라는 평가를 듣는 ‘힘센’ 자리로 거론된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직으로,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옛 중수부장)과 함께 ‘검찰 빅3’로 꼽히는 핵심 보직이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이정수 검찰국장 발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이 현 정권 핵심 인사로 분류되며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반면, 이정수 국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서울남부지검장에 이어 검찰국장 기용에 이르기까지, 최근 잇따른 ‘영전’을 통해 검찰 내 차기주자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정수 국장이 검사장 승진 이전에도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2014~2015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과 1부장을 연달아 맡았고, 그 이후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2016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2018년) 등을 지냈다. 2017년엔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정원장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태스크포스(TF) 부장검사로도 활동했다. 지난 1년간의 승승장구가 이상할 건 없다는 얘기다.

다만 검찰국장 자리가 워낙 핵심 요직이라, 그의 발탁을 둘러싼 뒷말도 많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이 검사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처리 과정이나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정권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며 조용히 점수를 쌓았다는 평가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남강고 중퇴 27년 후 명예졸업... 박범계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장관은 1978년 남강고에서 고교 생활을 시작했다. 입학 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이정수 국장의 고교 7기수 선배인 셈이다. 하지만 졸업 시점으로는 박 장관이 오히려 이 국장의 한참 ‘후배’다. 박 장관은 남강고를 제때 졸업하지 못했다. 고교 2학년 말인 1980년 2월 자퇴한 탓이다.

자서전에서도 그는 고교 재학 시절 ‘갈매기 조나단’이라는 폭력서클에 가입했다고 고백하면서 이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집단 구타를 당한 뒤 ‘힘을 가져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에 서클에 들어갔다”는 박 장관은 2학년 때 집단 폭력을 당한 친구를 대신해 패싸움을 벌였다가 퇴학 당할 위기에 처하자 자퇴를 결심했다고 했다. 1985년 늦깎이로 연세대에 진학한 건 고졸 검정고시 덕에 가능했다.

박 장관이 ‘남강고 졸업생‘인 된 건 자퇴한지 27년이 지나서였다. 변호사 시절이었던 2007년 2월, 남강고 졸업식장에서 명예 졸업장을 받은 것이다. 이후 2012년 제19대 총선 당선과 함께 국회에 입성한 그는 3선 의원을 내리 지내다 올해 1월 법무부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박 장관과 이 국장 간 개인적 친분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렇다 해도 고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국장으로 호흡을 맞추며 ‘검찰개혁 마무리 작업’을 수행하게 됐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지방 소재 검찰청의 또 다른 간부는 “법무부 검찰국장은 그야말로 장관이 ‘원하는 사람’을 쓰는 자리다. 남강고 후배라는 점이 이정수 국장 발탁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10월 말 이정수 국장이 서울남부지검장에 오르기 전, 남부지검을 이끌었던 박순철 전 검사장도 남강고 8기 졸업생이다. 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라임 사건 등과 관련해 장관 수사지휘권을 연속으로 발동하는 등, 이른바 ‘추ㆍ윤 갈등’이 극에 달하던 지난해 10월 22일 검찰 내부망에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고 비판 글을 올린 뒤 검사복을 벗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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