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가까이 끌었던 인준,? 최종 거부로 결정
배구계 학교폭력 논란, 결정에 영향 준 듯
당선인, 조만간 자진사퇴냐 소송이냐 정할 듯
대한체육회가 과거 ‘맷값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최철원(52·마이트앤메인 대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의 인준을 최종 거부했다. 프로 배구 선수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체육계 폭력 근절에 대한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과거 폭력 전과가 있는 최 대표를 산하 협회장에 인준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체육회는 16일 오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인준 불가 공문을 내렸다. 임원 결격 사유는 ‘사회적 물의’다.
최 대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지만, 체육회는 최 대표가 낸 인준 신청을 2개월 가까이 처리하지 못했다. 그가 2010년 ‘맷값 폭행’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2010년 서울 용산구 SK본사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50대 화물차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 받은 전력이 있다. 자신보다 11살 많은 삼촌뻘 기사를 사무실로 불러 야구 방망이로 때리고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준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군대에서 하듯 ‘빠따’로 훈육한 것”이라며 사과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뒤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영화 ‘베테랑’의 소재로 활용될 정도로 논란이 됐던 사건이지만, 체육회는 인준 거부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다. 선거 절차상 하자가 없는 데다, ‘사회적 물의’라는 모호한 이유로 산하 협회장 인준을 거부한 사례는 그동안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과거 학교폭력이 논란이 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체육계 폭력 근절을 지시한 상황에서 폭력 전과가 있는 최 대표를 산하 협회장에 인준할 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가 인준을 거부함에 따라, 최 대표의 회장 취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최 대표가 체육회의 결정에 불복 소송이나 가처분 신청을 내 이기는 경우를 제외하면 재선거로 다시 회장을 뽑는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대표는 아직 협회 측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당선인의 자진 사퇴 여부에 따라 재선거 준비 향후 일정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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