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과도한 관심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습니다. 선수단을 둘러싼 많은 (불필요한)요인들이 조금 줄어들길 바랍니다.”
박미희(58) 흥국생명 감독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기업은행과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지금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이 더 이상 다른 요인으로 인해 경기에 지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감독은 “많은 팬이 바라는 건 선수들이 본인의 경기력을 코트 위에서 충분히 발휘하는 모습일 것”이라며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하면 경기를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다른 의미에서는 피해자”라며 “더 이상 다른 요인으로 방해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과도한 스트레스는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감독은 아울러 소속 선수의 학교 폭력 의혹에 사과하고 그간의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박 감독은 “어떤 이유에서건, 학교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팀 사령탑으로써 많은 분께 사과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금 팀에서 뛰는 선수들도 한 시즌을 치르고자 열심히 준비했다. 선수들에게 ‘그 시간이 헛되지 않게,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팀의 주축인 이재영ㆍ이다영이 팀 전력에서 빠지면서 남은 선수들은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하지만, 배구는 계속해야 한다. 박 감독은 “사실 (최근) 아무 일이 없던 것처럼 지내지는 못했다”면서 “많은 일이 있었고 선수들도 매체를 통해 진행 상황을 접한다. 그걸 감내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프로다. 주장 김연경 등 선배들이 후배들을 잘 다독이고 있다”면서 “우린 그동안 시즌을 준비하면서 많은 노력을 했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경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재영ㆍ이다영 자매의 어머니인 국가대표 세터 출신 김경희씨의 훈련 참관 의혹은 다시 한번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무척 당황했다. 여긴 동네 배구하는 곳이 아니다. 보호해야 할 초등학생이 있는 곳도 아니다”라며 “프로배구 팀 훈련에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모든 프로 지도자들에게 실례가 되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0-3(21-25 10-25 10-25)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 최다 득점 차 패배(34점차) 기록을 닷새 만에 다시 썼다. 아울러 지난 5일 GS칼텍스전 11일 도로공사전에 이어 세 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이자, 시즌 첫 4연패다.
이날 흥국생명의 득점은 단 41점에 그쳤다. 세터 김다솔과 박혜진이 번갈아 출전했지만 윙 및 센터 공격수와의 호흡이 거의 맞지 않았다. 팀 공격성공률 22.3%, 리시브효율 35.4%에 그치면서 경기 시작 1시간 19분 만에 패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11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로공사전에서도 단 42득점에 그치며 33점 차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당시에도 경기 시간은 1시간 16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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