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찾았다. 재임 중 빈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고인을 보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방문,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유가족은 부인 김정숙씨와 딸 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ㆍ미담ㆍ현담, 아들 일씨가 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을 바라보며 "(백기완 선생을)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누었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하고 그랬다"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장녀 원담씨는 "아버님이 세월호를 가장 가슴 아파하셨다. 구조 실패에 대한 해경 지도부의 구조 책임이 1심에서 무죄가 되고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별히 더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규명이 속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공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백기완 선생이 문 대통령에게 남긴 통일에 대한 당부 영상도 함께 봤다. 영상 속에서 선생은 "다가서는 태도, 방법 이런 것 다 환영하고 싶다. 생각대로 잘 되시길 바란다"며 "그러나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것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이날 조문에는 유영민 비서실장, 탁현민 의전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등 소수의 인원만 동행했다. 전날 오후 늦게 조문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은 오전 9시17분부터 10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이 재임 중 빈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첫 조문은 2018년 1월 밀양 화재 피해 합동분향소를 찾았을 때였다. 이어 2019년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인권운동가인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방문했고, 같은 해 12월 소방헬기 추락사고 합동영결식을 찾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세상을 떠난 2019년 6월에는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고인이 머물던 서울 동교동 사저를 찾아 유족을 위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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