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부·북동부에 새로운 겨울폭풍 예보
사망자 31명으로 늘어…피해 가중 우려
미국 대륙을 강타한 역대 최악의 한파와 폭설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새로운 겨울 폭풍이 몰려올 것으로 예보돼 미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기상청(NWS)은 17일(현지시간) 남부지방에 영향을 미쳤던 겨울 폭풍은 물러갔지만 또 다른 겨울 폭풍이 18일부터 이틀간 남동부와 북동부 지역을 휩쓸 것으로 예보했다. 새로운 폭풍 경보가 내려진 지역 주민은 1억명에 달한다.
430만 가구가 정전되며 지역 전체가 마비된 텍사스주(州)에는 또 다시 눈과 진눈깨비가 예고됐으며 기온도 한동안 영하를 밑돌 전망이다. 기상청은 미국 중남부 지역 최고기온이 예년 평균보다 25~40도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겨울 폭풍은 동부 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뉴욕과 워싱턴,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같은 대도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애팔래치아산맥 일부 지역에는 최대 6피트(약 183㎝)에 이르는 폭설도 예보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최대 100만 가구가 정전될 수 있다고 밝혔고,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휴대전화를 충전해 놓고 눈 폭풍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겨울 폭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17일 현재 31명까지 늘었다. 텍사스주 휴스턴시에선 한 가족이 자동차 시동을 켜놓고 몸을 데우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고, 또 다른 가족은 벽난로를 켜다 화재로 숨졌다.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곳곳에서 추돌사고도 속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550만 넘는 가구가 정전됐는데 여전히 340만 가구는 전기 없이 추위와 암흑을 버티고 있다. 미네소타주와 미시시피주는 난방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버티지 못해 단계적 정전을 시행하고 있다. 17일 낮까지 텍사스주 300만 가구는 여전히 정전 상태였다. 그 영향은 국경 너머에까지 미치고 있다. 텍사스주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멕시코도 천연가스가 끊기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를 빚었다.
이번 혹한은 극지방 소용돌이의 영향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극 소용돌이는 평소 제트기류 때문에 북극에 갇혀있는데, 기후 변화에 따른 온난화로 제트 기류가 약해지자 냉기를 품은 극 소용돌이가 남하하면서 미 전역을 덮쳤고, 예상보다 오래 머무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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