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과 후배의 따뜻한 만남이 훈훈함을 안겼다.
어제(17일) 방송된 KBS 2 휴먼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46년 차 명품 대배우 임혁이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임혁은 과거 촉망받던 연극 배우로 자신이 추천한 대하 드라마 '독립문'에 출연했다가 마음에 상처를 입고 떠난 황순선 씨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 작품 이후 후배를 볼 수 없었다는 임혁은 지난 날의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지만 그럼에도 후배에 대한 그리움에 나섰다고 했다.
임혁은 MC들과 함께 과거 새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집과 비슷한 구조의 집과 오래된 수제비집을 다니며 자신의 삶과 후배와의 추억을 들려주었다.
임혁은 홀로 부산으로 피난 갔다가 외도를 한 아버지로 인해 세 살 나이에 친어머니와 떨어져 새어머니와 살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외로움과 두려움에 울기만 했고 친어머니가 어렵게 그를 찾아와 집으로 데려갔지만 아버지가 득달같이 달려와 그를 다시 새어머니에게 데려갔다고 했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겪은 불안, 아픔, 고통이 연기할 때 묻어 나온다고 했다.
호주머니가 가벼웠던 연극 배우 시절 자주 먹었던 추억의 음식인 수제비집에서는 그의 아내가 찾아와 부부의 연애 시절 이야기와 후배와의 추억을 들려주었다. 아내는 공연이 끝나고 가진 회식에서 우연히 합석한 임혁을 만나게 되었고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7년 여의 열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내는 임혁이 찾는 후배 황순선 씨와도 인연이 깊었다. 그녀는 알베르 카뮈 원작 연극 '페스트'에서 황순선 씨와 함께 무대에 섰었고, 당시 두꺼운 대본 전체를 외울 정도로 대단한 그의 연기 열정을 보고 임혁에게 그가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고. 하지만 첫 드라마에서 당대 최고 톱스타 정윤희의 상대 역을 맡은 부담감과 낯선 드라마 환경 탓에 제대로 연기를 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녀도 후배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찾게 되면 자신에게도 연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후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연극 배우 출신 황순선 씨를 찾아 나선 추적실장 서태훈은 연극계 지인을 찾아갔지만 그도 30여 년 전 연락이 끊겼고, 종로의 한 빌딩에서 그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을 전했다. 빌딩 관리자는 황순선 씨가 2007년까지 경비로 근무했었다며 연락처를 알게 되면 연락하겠다고 했다.
연락이 닿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어두운 표정으로 대학로의 한 극장 안으로 들어선 임혁은 "순선아", "황순선"이라 부르며 무대까지 올라갔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이에 임혁은 "못 찾았구먼"이라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쉬움에 후배의 이름을 다시 불렀고 그때 "혁이 형"하며 후배가 나타났고 임혁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임혁은 많이 변한 후배의 모습에 "어떻게 살았는지 짐작이 간다"며 후배를 끌어안고 등을 두드려주었다.
'독립문' 촬영 이후 임혁을 찾을 용기가 없었다는 후배는 생계를 위해 여러 사업에 손을 댔지만 실패가 거듭되었고 지난 10여 년 간 빚을 갚느라 고생했다고 했다.
그는 임혁이 자신을 찾아 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너무 고맙다고 했다. 후배는 진지함 속 넘치는 위트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 '독립문' 출연 후 임혁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서대문구 독립문만 지나가도…"라고 하는 등 센스 있는 유머로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었다.
그는 남은 빚을 거의 다 청산했다며 다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고 "할 수밖에 없어요"라며 연기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황순선 씨를 만나기 위해 임혁의 아내가 다시 왔고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반가워했다. 서로 손을 꼭 잡고 애틋함을 나누는 두 사람과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임혁의 모습에서 따뜻함이 전해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스타들의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소중한 추억 속의 주인공을 단서를 통해 찾아가는 추리와 추적 과정이 더욱 흥미로워지고 생애 가장 특별한 재회의 감동이 배가된 KBS 2 '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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