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무릎관절염이 말기가 되면 닳아 없어진 연골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넣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기 마련이다. 문제는 부작용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5~15%가 수술 후 급성 콩팥 손상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하면 콩팥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말기 신부전이 될 수 있다.
이때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급성 콩팥 손상 위험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노두현·이명철·한혁수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급성 콩팥 손상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웹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5,757명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는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에 따른 급성 콩팥 손상 위험을 다룬 최대 규모 연구다.
노 교수팀이 개발한 예측 모델은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앞두고 6개 변수(신체 등급, 성별, 마취 종류, RAAS 차단제, 트라넥사믹산, 크레아티닌)만 입력하면 콩팥 손상 위험을 자동으로 계산한다.
또한 입력된 변수 각각이 급성 콩팥 손상에 미친 기여도와 더불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임상 조치도 제안한다. 이른바 '인터랙티브(interactive) 프로그램'이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전 세계적으로 2억5,000만명 이상이 앓고 있다. 60세 이상에서 무릎 관절염이 급격히 증가하며,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는 환자도 매년 늘고 있다.
이번 연구는 AI 모델을 개발해 수술 전 정보만으로 이후 급성 콩팥 손상을 정확히 예측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실제로 검증 단계에서 해당 모델의 예측 능력(AUC)은 0.89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현재 이런 모델을 개발한 것은 노두현 교수팀이 세계 최초다.
노두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램은 환자 개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평가를 진행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며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주저하기 마련인데, 미리 위험도를 알 수 있다면 환자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무릎관절학회 학술지(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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