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일반인으로 백신 접종대상 확대
'이틀 전 공지' 안내 불구, 전날 갑자기 공지
주민위 "위에서 지침 내려왔다" 속전속결
설 연휴 이전 접종 목표 5,000만명 못 미쳐
“내일 오전 9시30분 OOO에서 백신 접종합니다. 외국인은 여권을 갖고 오세요.”
18일 오후, 베이징의 아파트 주민위원회에서 공지를 띄웠다. 18~59세이면 ‘누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중국은 5,000만명을 목표로 수입 냉동식품 관련 검역ㆍ유통 종사자, 의료진, 해외 유학생 등 9개 고위험군 대상 백신 접종 ‘속도전’을 벌여왔다. 일주일간의 춘제(우리의 설) 연휴가 17일 끝나자 바로 다음날 일반인으로 접종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여기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물론 무료다.
그런데 당초 방침과는 달랐다. 열흘 전 큐알코드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종 예약 신청을 받을 때만 해도 “3~5월 사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접종 이틀 전에는 미리 알려주겠다”고 안내했다. 접종 사흘전부터 항생제와 항알레르기제 복용, 전날에는 음주를 피해야 하는 주의사항 때문이다. 갑작스런 통보에 “오후나 주말에 맞으면 안되느냐", "일이 있는데 다음으로 미뤄도 되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왜 이렇게 서두르나 싶어 아파트 주민 대표에게 물었다. 처음에는 “예약한 사람들은 내일 오면 된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이틀 전 공지’ 안내문을 보여주며 재차 물었더니 “우리도 모른다, 동네 별로 정해진 시간에 접종을 시작하라는 지침이 지금 막 내려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주민이 백신 접종 시기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침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 보낸 휴대폰 메시지가 울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면역의 만리장성을 함께 쌓자.” 중국은 그렇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었다.
19일 아침 주민 대표가 문자를 보내왔다. “다음 접종은 23일과 27일인데 접종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다. 줄줄이 접종 계획이 잡혀있는데도 전날 얄궂게 주민들을 보챘던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중국 시노백 백신을 맞으려는 접종소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일부는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고 푸념했다. 심지어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접종 예약과 접종 후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도 있었다.
중국은 일반인 대상 접종 확대에 맞춰 자국 백신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전 세계 최소 8개국 정상이 중국산 백신을 맞았다”면서 “21~28일 간격으로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하면 90% 이상이 항체가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가오푸(高福) 중국 CDC 센터장은 “중국의 접종 인원은 2월 3일 기준 3,100만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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