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 티롤 호텔에 투숙한 마이클 잭슨
호텔 명물 된 마이클 잭슨 방…팬들 인증 장소로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 화재 사건으로 2009년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전 여자골프 선수 박세리가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호텔에 투숙했던 인연으로 이들의 이름을 따 만든 스위트룸이 있기 때문인데요.
티롤 호텔은 1997년 1월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문을 연 리조트 내 특 1급 호텔입니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외관 및 내부 모두 목재로 돼 있어 산림욕을 하는 느낌을 주는 호텔로 알려졌는데요.
호텔이 유명세를 타는데 마이클 잭슨이 큰 영향을 줬는데요. 호텔에 '마이클 잭슨 방'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잭슨 방은 501호로, 비쌀 때는 성수기 하룻밤 방값만 500만원에 이르기도 했다고 해요. 이 방의 실제 이름은 '세븐서미츠'지만, 잭슨이 과거 이 방에 머무르면서부터 오히려 마이클 잭슨 방으로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한국을 투자지로 관심을 갖고 적절한 투자처를 알아보던 잭슨은 외환위기(IMF) 금융위기 직후인 1997년 11월 18일 무주리조트를 찾았습니다.
당시 리조트를 소유했던 쌍방울이 자금난으로 더 이상 운영이 어렵게 되자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잭슨이 관심을 가졌는데요. 특히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테마파크 건설 사업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잭슨은 놀이동산의 이름으로 자신의 최근 앨범명인 '네버랜드'를 희망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는데요.
잭슨 일행은 2박 3일 동안 이곳에 머물렀는데요. 호텔 5층 객 전체를 사용했습니다. 일행의 숙박비만 당시 하루 약 1,000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잭슨은 특히 당시 유력한 야당 대선 후보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고, 이듬해인 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리고 무주리조트에 대한 투자의향서까지 제출했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호텔 방에 직접 흔적 남긴 마이클 잭슨
이 방이 유명해진 건 단순히 잭슨이 머물렀기 때문만은 아닌데요. 그가 침대 옆 나무 협탁에 글자를 새겼는데, 당시 이 문구가 화제가 됐다고 합니다.
잭슨은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원해주십시오, 한국은 '신(god)'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를 영어로 남겼는데요. 문구 옆에는 사람 얼굴도 새겨 넣었습니다.
잭슨 방에는 수제 청동 욕조도 있는데, 시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청동 욕조는 호텔에서도 잭슨 방 한 곳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호텔은 잭슨이 묵은 이후 그의 흔적을 고스란히 유지해 왔다고 합니다. 국내외 잭슨 팬들 사이에선 방문해 추억의 사진을 남기고 인증할 정도로 화제의 장소지만, 화마에 휩싸이자 팬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마이클 잭슨 인터넷 팬 카페에는 "이제 마이클 잭슨 사인을 볼 수 없는 거냐", "정말 다 탔는지 걱정된다", "조만간 호텔에 가보려고 했는데 이젠 갈 수 없게 됐나"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박세리 방으로도 유명한 티롤 호텔
잭슨 방 세 칸 옆에는 '박세리 방'이 있습니다. 504호 스위트룸인 박세리 방 역시 이 호텔의 명물인데요.
박세리는 2001년에 이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스키 마니아로 알려진 박세리는 스키를 즐기러 무주리조트에 왔다가 어깨를 다쳐 탈골 부상을 입어 이곳에서 쉬었는데요. 박세리는 이곳에 사진과 사인을 남겼습니다.
티롤 호텔은 20일 오후 11시 4분쯤 옥상 목조지붕 처마에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과 직원 등 84명 전원이 대피했는데요. 불은 21일 오전 3시 55분쯤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난로 및 연통과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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