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초저금리·온라인쇼핑 증가 영향에
주택건설, 택배 배송 등 채용 수요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국 내 고용 지표가 날로 악화하고 있지만, 육체노동을 의미하는 이른바 ‘블루칼라’ 일자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가열과 온라인쇼핑 증가로 관련 분야 고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그러나 인력 공급은 턱없이 못미치면서 구인난에 시달리는 회사가 적지 않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주택건설ㆍ택배배송ㆍ창고관리 분야 고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 넘었다”며 “이달 전체 고용은 1년 전보다 5% 줄어든 반면, 제조업 분야 일자리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건설 현장에는 일손 부족 현상이 만연하다고 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초저금리 기조와 재택근무 증가가 맞물려 주택 수요가 늘자 건설업체들이 부족한 공급량을 확대한 까닭이다. 미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는 이달 건설부문 구인 공고가 작년 2월과 비교해 2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쇼핑 이용객이 폭증하면서 배송ㆍ물류 연관 산업 역시 ‘노동자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류분야 기술업체 피트니보우스 조사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쇼핑을 이용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59%로, 코로나19 이전(39%)보다 20%포인트 껑충 뛰었다. 미 인력회사 탤런트솔루션의 멜리사 하셋 고객배송담당 부사장은 WSJ에 “자택 배송이 늘어 물품 분류와 배송 과정에 더 많은 일손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화물용 트레일러 제조업체 그레이트데인의 경우 온라인쇼핑 급증에 따른 트레일러 주문 증가로 9개 제조공장에서 인력을 20~25% 가량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충원에 애를 먹고 있다. 회사는 최근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채용 박람회를 열고 7%의 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등의 여러 고용 대책을 내놨다. 업체 관계자는 “인력 확충이 최대 당면 과제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신문은 육체노동 업체들의 고군분투에도 코로나19 감염 위험 탓에 수백만명이 구직을 사실상 포기한데다, 젊은층의 3D 업종 기피 심화로 채용은 더욱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전체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것과 대조적이다. 미 노동부는 이달 둘째 주(7~13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전 주보다 1만3,000명 늘어난 86만1,000명(계절 조정치 반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셋째 주(87만5,000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77만3,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내 블루칼라 일자리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 보험사 네이션와이드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물류 분야의 중요성은 여전하고, 주택수요 역시 꾸준한 만큼 육체노동 수요는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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