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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1호 접종 논란, 바람직하지 않다

입력
2021.02.23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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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2일 홍콩의 한 커뮤니티 백신접종센터에서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2일 홍콩의 한 커뮤니티 백신접종센터에서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정치권이 백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백신 불안 해소를 명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접종을 요구하고, 반박하면서다. 접종 여론에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백신 불안을 정치 쟁점화하는 건 무책임하고 볼썽사납다.

백신 1차 접종은 요양병원·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를 대상으로 26일 시작된다. 효능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라 65세 이상 고령자가 제외된 것이 논란을 불렀다. 유승민 전 의원이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불신을 없앨 수 있다”고 하자, 정청래 의원은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인가,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반박, 되레 불을 붙였다. 야당은 그럼 먼저 접종받는 국민들이 실험 대상이냐며, 1호 접종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처럼 백신 불안 해소를 위해 선도 접종에 나서는 정치적 판단은 필요하다. 청와대도 22일 "국민적 불신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국민 불안이 커지면 유명 인사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선도 접종이 1호 접종일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정치 이슈화하고, 정치권 요구에 밀려 시행할 문제는 아니다. 백신 불신을 더 부채질해 국민만 피해자로 만들 뿐이다. 그러잖아도 22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순서가 오면 접종하겠다’는 응답이 45.8%에 그쳤으나, 백신 접종을 연기 또는 거부하겠단 답변은 52.8%에 달했다.

백신 불신은 접종이 확산되면 줄어들겠지만, 계속된다면 집단면역 형성에 적지 않은 난관이 된다. 지금 백신 접종을 시작해도 주요국에 비해 늦은 11월에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데 이마저 늦춰지면 국민 안전과 경제, 국가 경쟁력에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지금은 정치권이 솔선해 차질 없는 백신 접종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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