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3호기 내 지진계 2대 고장 뒤늦게 시인
13일 강진 영향 분석 위한 데이터 확보 못해
오염수 탱크 위치 이탈·냉각수 수위 저하도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와 관련해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위기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후쿠시마 제1 원전 원자로 3호기에 설치된 지진계 2대가 고장난 채 방치돼 온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이로 인해 지난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과 여진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은 22일 열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질문에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이 답변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원자력규제위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 영향으로 3호기 원자로 건물 등의 내진성이 떨어져 안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5·6호기에만 있던 지진계의 설치를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3호기 건물 1층과 5층에 각각 지진계를 추가 설치했다.
그러나 1층 지진계는 지난해 7월 폭우에 따른 침수로 고장이 났고 5층 지진계는 지난해 10월부터 측정 데이터에 오류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도쿄전력은 지금까지 방치해 오다 22일 회의에서 시인한 셈이다. 지난 13일 강진 이후에도 몇 차례의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지진계 고장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도쿄전력 측은 지진계 수리가 늦어진 배경에 대해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또 시험 설치한 것이기 때문에 고장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도쿄전력이 폐로 작업 준비를 진행 중인 원전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13일 강진으로 인해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 저장탱크 중 정상 위치에서 이탈한 것이 있는 사실을 이튿날 확인했지만 지진 닷새 후인 18일 공개했다. 도쿄전력 측은 당시에도 곧바로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오염수가 새어 나오거나 탱크가 손상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명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내 1·3호기 격납용기 냉각수 수위가 지속적으로 내려가거나 격납용기 내 압력이 저하하는 등 강진 영향으로 보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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