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모양이 中 시노백 백신과 달라" 의혹
보관용기 2가지...중국 백신 불신에 소문 증폭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22일 중국 시노백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홍콩에서 가장 먼저 접종했다. 홍콩 정부는 이를 생중계하며 “백신을 빨리 맞아야 빨리 안심할 수 있다”고 시민들을 독려했다. 그런데 엉뚱한 논란이 불거졌다. 람 장관이 중국산이 아닌 미국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는 것이다. 홍콩 당국이 “터무니 없는 유언비어”라면서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지만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람 장관 접종 장면이 공개된 이후 홍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정부가 그 동안 보여준 시노백 백신과는 주사기 모양이 다르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면서 “중국의 불활화 백신이 아니라 화이자의 mRNA 백신을 접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나름 근거는 있었다. 언론에 공개된 중국 시노백 백신은 몽당연필처럼 뭉뚝하고 짧은 주사기에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람 장관이 접종할 때의 주사기는 가느다랗고 길쭉했다. 이를 근거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는 주장이 퍼졌다. 실제 홍콩 정부는 화이자 백신을 들여올 예정인데, 람 장관 접종을 위해 몰래 미리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홍콩 보건당국이 바로 진화에 나섰다. 시노백 백신은 용기 또는 주사기에 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보관하는데, 이번에 맞은 백신은 주사기가 아닌 용기에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사기 모양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류자오자(劉兆佳) 중국 홍콩ㆍ마카오연구회 부회장은 24일 환구시보에 “홍콩의 일부 세력이 사회 분열과 반목을 조장하기 위해 이 같은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백신을 해외 53개국에 지원하며 위용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백신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장성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의료진과 방역 근로자 7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만이 정부가 주도하는 접종 기간에 긴급사용 승인이 난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백신이 일반용으로 출시된 뒤 자발적으로 접종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2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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