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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아니라 '개인 신념' 으로도 '대체 복무'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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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아니라 '개인 신념' 으로도 '대체 복무' 길 열렸다

입력
2021.02.24 17:43
수정
2021.02.25 09:10
12면
0 0

개인 신념에 따른 대체 복무 첫 인정
'개인 신념' 이유 신청, 8개월간 12명
신청 규모 증가할 듯

육군 푸른별 청성부대 기간병들의 유격장. 전방에 10초간 함성이라는 조교의 말에 힘든 듯 악에 받친 듯 복잡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육군 푸른별 청성부대 기간병들의 유격장. 전방에 10초간 함성이라는 조교의 말에 힘든 듯 악에 받친 듯 복잡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정부가 종교적 이유가 아닌 개인의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 복무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대체역 편입 신청이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간 개인 신념에 따른 대체 복무 신청자는 12명이다. 첫 인정 사례가 나오면서, 개인의 신념을 앞세운 대체 복무 신청 규모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병무청에 따르면, "비폭력·평화주의 신념에 따른 군복무 거부자인 오수환(30)씨 등 2명이 지난달 대체역심사위원회에서 대체역 편입 신청 인용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씨는 2018년 4월 현역병 입영을 거부하고 지난해 대체역 편입을 신청했다. 변호사와 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체역심사위는 오씨가 병역 기피 목적이 아니라,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장기간 평화주의에 대한 신념을 유지해 온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연구요원으로 병역을 마치고 예비군에 편입된 A씨가 예비군 훈련 대신 신청한 대체역 편입도 인용 결정했다. A씨는 기독교 신앙 기반이기는 하지만 평화주의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두 차례 예비군 훈련에서 총 잡는 것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신념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를 대체역으로 편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고, 오는 25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교리가 아닌 비폭력주의 등 개인적 신념을 앞세운 이들에 대한 대체역 편입 신청 인용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체 복무 편입은 그동안 '여호와의 증인' 등 특정 종교 신도들에게만 허용돼 왔다. 대체역 편입 신청이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 현재까지 대체역 편입이 허용된 사례는 944명이다. 이 가운데 오씨와 A씨를 제외한 942명은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다.

개인 신념에 따른 대체역 편입 신청자는 같은 기간 오씨와 A씨를 포함해 1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명은 기각됐고, 1명은 중도 철회했다. 남은 8명은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 범위가 종교에서 개인의 신념으로 확대되는 추세라, 앞으로도 신청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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