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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여성 집중 공격하는 ‘千의 얼굴’ 루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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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여성 집중 공격하는 ‘千의 얼굴’ 루푸스

입력
2021.03.01 19: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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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 환자도 건강한 임신ㆍ출산 가능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루푸스는 증상이 너무나 다양하게 나타나 ‘천(千)의 얼굴'로 불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루푸스는 증상이 너무나 다양하게 나타나 ‘천(千)의 얼굴'로 불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의 면역 체계 문제로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는 병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자가면역질환에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질병도 있지만 생소한 질병이 더 많다.

자가면역질환 가운데 30~40대 젊은 여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있다. ‘루푸스’로 불리는 ‘전신 홍반성 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us)’이다. 루푸스는 ‘천(千)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 불릴 정도로 증상이 다양하다.

루푸스 환자 대부분은 여성이며, 특히 가임기 젊은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루푸스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2만6,556명 가운데 여성 환자가 2만2,991명으로 남성의 6배가 넘었다. 특히 여성 환자의 83%가 20~50대인 비교적 젊은 환자였다.

송란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루푸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임기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여성호르몬이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밖에 화학물질과 같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도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루푸스 증상은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다. 증상이 몇 주 안에 나타나기도 하고 몇 년에 걸쳐 느리게 나타나 진단도 쉽지 않다. 전신 피로감, 근육통, 미열이나 고열, 체중 감소, 탈모 등 다른 질병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 초기에 흔히 발생한다.

양쪽 볼에 나타나는 나비 모양의 피부 발진, 관절이 붓거나 아픈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콩팥ㆍ폐ㆍ늑막ㆍ심장ㆍ뇌 같은 주요 장기가 손상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미국ㆍ유럽 류마티스학회 공동으로 발표된 진단 기준을 따라 ‘ANA 검사’에서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나 면역학적 기준에 제시된 소견이 있을 때 점수를 매겨 총 10점 이상이면 루푸스로 진단한다.

루푸스는 완치하기가 쉽지 않지만 관리는 가능하다. 루푸스 치료 목적과 방향은 증상을 치료하고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이다. 치료는 환자 증상과 유형에 따라 정한다.

근육통이나 관절통, 피로감, 홍반 등은 위험한 증상은 아니므로 비스테로이드항염제ㆍ항말라리아제 등의 약물 치료와 함께 증상에 따른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콩팥ㆍ폐ㆍ심장ㆍ뇌신경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하면 고용량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환자에 따라 생물학적 제제 치료나 혈장교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루푸스 환자는 햇빛에 과민 반응을 보이므로 선크림ㆍ양산ㆍ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과로나 스트레스는 루푸스를 악화해 생활 스타일을 조절해야 한다. 장기간 스테로이드 등 약물 치료로 인한 골다공증과 근육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칼슘ㆍ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고루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규칙적인 유산소운동 및 근력운동을 하고, 숙면을 충분히 취하는 게 중요하다. 송란 교수는 “매년 잊지 말고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으며, 필요하면 폐렴 예방접종이나 대상포진 예방접종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루푸스에 걸렸다면 임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루푸스 환자가 임신하면 일반인보다 산모나 태아의 합병증이 늘어나고, 산모가 특정 항체를 가지고 있다면 유산 위험이 높아지거나 태아 기형과 연관성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임신 전 3~6개월 동안 루푸스 활성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임신 시 질병 활성화나 임신 관련 합병증, 태아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 또한 임신 3기에는 오히려 루푸스 증상이 안정화되고 출산 후 루푸스 활성도가 늘어나는 경우도 흔히 관찰된다. 송란 교수는 “루푸스 환자도 전문의 진료를 통해 질병 활성도를 조절하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루푸스 관리를 위한 일상생활 Tip 5가지]

-많은 환자가 햇빛에 과민반응을 보이므로 선크림ㆍ양산ㆍ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과로나 스트레스는 루푸스를 악화시키므로 이를 피한다.

-스테로이드 등 장기간 약물 치료는 골다공증, 근육 감소를 일으킬 수 있어 예방을 위해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규칙적으로 유산소ㆍ근력운동과 함께 숙면을 취해 컨디션을 좋게 유지한다.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폐렴ㆍ대상포진 예방접종도 고려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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