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명 대상 시험서 2차 접종 때 94% 예방
변수 통제된 3단계 임상 결과 95%와 비슷해
네타냐후 "3월 말까지 16세 이상 모두 접종"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두 번째) 이스라엘 총리가 16일 예루살렘의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400만 명째 접종자와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변수들로 가득한 ‘실제 세계’에서도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확인됐다. 화이자 백신으로 집단면역 실험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은 완전한 일상 복귀 목표 시점을 4월로 잡았다.
2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클라릿 연구소,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이달 1일까지 두 달여간 이스라엘 거주민 약 12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제 세계 시험(real world test)에서 화이자(미)ㆍ바이오엔테크(독일)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9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수가 통제된 환경에서 이뤄진 3상(단계) 임상시험 결과(95%)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화이자 백신 주사를 맞은 16세 이상 약 60만명과 같은 규모의 미접종자 대상 데이터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1차 접종만 했을 경우 2, 3주 뒤 코로나19 증상 예방 효과는 57%였지만 2차 접종까지 했을 때는 수치가 94%까지 올라갔다. 확진이 기준이면 예방 효과가 1차 46%, 2차 92%로 조사됐고, 입원은 1차 74%, 2차 87%, 중증은 각각 62%, 92%였다.
의학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결과가 실린 이번 연구는 동료 평가(피어 리뷰)를 거친 첫 대규모 실세계 시험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 연구를 하기에 적합한 곳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선임 저자인 랜 발리커 클라릿 연구소 교수는 로이터에 “현실에서는 ‘콜드체인’(저온 유통망)이 완벽히 유지되지 않는 데다, 사람들이 더 아프고 나이도 많은 게 일반적”이라며 “통제된 임상 환경보다 결과가 나쁠 것으로 예상했는데 효력이 비슷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뿐 아니다. 영국 거주민 17만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이 검사를 해 봤더니 화이자 백신을 두 번 맞은 사람의 항체 수준이 91% 정도 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은 1회 접종으로도 항체 수준이 90%까지 높아졌다.
이런 검증의 첫 수혜자는 제약사 화이자에 접종 관련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일찌감치 대규모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속도전을 벌인 이스라엘이 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월 말까지 16세 이상 모든 성인의 백신 접종을 마치고 4월에는 완전한 봉쇄 해제가 가능하기를 희망한다”며 자국민을 상대로 접종 참여를 독려했다. 이스라엘에선 현재 전체 인구(약 930만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453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고, 314만명(34%)은 2회 접종까지 끝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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