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는 여당 후보 지원 사격"
"국가 경쟁력 강화 위해 오래 전 추진" 팽팽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찾았다. 26일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특별법 국회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가덕도를 찾아 신공항 건설계획을 살핀 지 한 달여 만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시를 놓고 부산에서는 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라는 논란과 함께 신공항 추진 가시화에 대한 기대가 교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부산 부전역에 도착해 부산~울산 광역철도망 구축과 관련한 송철호 울산시장의 보고를 받은 뒤 부산 신항으로 이동했다. 부산 강서구와 경남 창원 진해구에 걸쳐 있는 부산 신항은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가덕도와 바로 붙어 있는 곳이다.
오후 2시쯤부터 문 대통령은 신항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주변 해상을 시찰했다. 어업지도선을 함께 탄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가덕신공항 현황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울산시장,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관계 장관들과 함께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전략보고회에 참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지역 민심을 감안한 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당 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여당 후보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방문이 여당 후보를 ‘지원 사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낯설지 않은 장면”이라며 “지난 지방선거 때도 문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부산 신항을 찾아와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을 했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16일 선포식에는 당시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비롯한 야당 후보들이 참석했고, 오 후보는 6월 치러진 선거에서 승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여당 소속 대통령이 지역 발전과 관련된 언행을 하면 당연히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면서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의 방문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40일 정도 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부산시장과 논의해도 될 신공항, 메가시티 보고회를 굳이 서둘러 가질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이런 비판과 함께 부산에서는 신공항 건설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대통령까지 가덕도를 찾은 만큼 신공항 건설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인호 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는 “신공항 건설이 보궐선거 때문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위해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온 것”이라며 “이번 대통령의 방문이 늦은 감이 있지만 신공항 추진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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