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지 등을 둘러봤다. 지역 균형 뉴딜과 관련해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방문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하지만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야권은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부산 방문도 모자라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까지 찾은 것은 누가 봐도 지나치다. 가덕도를 앞세워 여권 후보를 띄우기 위한 선거용 행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김경수 경남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정청의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진구 부전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송 시장으로부터 동남권 광역교통망 구축 등을 보고받은 후 부산신항에서 배를 타고 가덕도 인근 해상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선상에서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가덕도 신공항 추진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민주당은 26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 절차를 무시하고 예산 규모도 알 수 없어 정부 부처마저 반대하는 ‘묻지마 법안’이란 비판이 무성한 데도 이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역시 보궐선거를 의식해 여권과 손을 맞잡은 모양새다. 하지만 여권으로선 자신들이 주도했다는 것을 내세워 보궐선거 최대 카드로 삼고 있다. 문 대통령의 방문은 가덕도 신공항이 여권의 개발 공약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대통령이 선거용 포퓰리즘 경쟁의 선두에 선 모습은 볼썽사납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종종 선거를 앞두고 지역 현장 방문에 나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이를 선거용 행보라며 맹비난했던 민주당이 이런 논란을 자초한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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