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로나 별개로 초청할 상황 아니라 판단
이르면 중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내년 추진
'무기 사용 허가' 中 해경법 시행 견제 의미도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을 연내에는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의 방일은 이르면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2022년에야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당분간 중국과의 사이에서 (시 주석의 방일은) 의제에도 오르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수습 여부와 관계 없이 연내 실시는 없다"고 말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중국 관공선이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나 양국 간 영유권 갈등을 벌이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주변에서 항행을 반복하고 있고, 최근 유사시 해경의 무기 사용을 허용한 해경법 시행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방일은 당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때부터 추진됐다. 지난해 4월로 일정을 조율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3월 연기를 발표했다. 이후 국빈 방문 자체를 취소하지 않았지만 일정 조정 등 양국 간 구체적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이제까지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번에는 일본 측이 동중국해에서의 중국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관공선이 지난해 센카쿠열도 접속수역 내에서 확인된 일수는 333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일본 영해 침입과 일본 어선을 추적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월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수역에서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해경법을 시행한 이후 센카쿠열도 주변 수역에 대한 일본 측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열린 자민당 국방부회·안전보장조사회와의 합동회의에서는 외국 관공선이 센카쿠열도 상륙을 강행할 경우 무기 사용을 통해 상대의 저항 억제를 위한 사격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일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기자회견에서 '센카쿠열도는 중국 영토'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을 당시에도 집권 자민당에서는 시 주석 방일 연기론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홍콩,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의 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도 연기의 명분이다.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차가운 가운데 일본 정부가 시 주석의 국빈 방일을 추진한다면 대내외에 잘못된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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