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 자진 사퇴
공화 정치인 '볼드모트' 등 비난 트윗 역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급 인사 중 첫 낙마자가 나왔다. 거친 트위터 글이 발목을 잡았다. 연방정부 예산을 챙기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지명자 니라 탠든 전 미국진보센터(CAP) 의장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OMB 국장 후보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탠든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형식은 자진사퇴이지만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컸던 인사라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이민자 집안 출신인 탠든 지명자는 민주당 지지 성향 싱크탱크 CAP를 10여년간 이끌면서 말빚이 쌓였다. 상원 공화당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를 소설 ‘해리 포터’ 속 악당인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에 빗댄 트윗을 올렸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사기꾼’, ‘뱀파이어’ 등으로 묘사했다. 심지어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진보 진영 상징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두고는 러시아가 지원한다는 식의 잘못된 비판을 했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30일 그가 OMB 국장에 지명되자마자 공화당 일부 의원은 “절대 인준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지난달 23일 상원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회 인준 표결은 돌연 연기되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깊이 후회하며 내가 쓴 언어를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민주ㆍ공화당이 50석 대 50석으로 반분한 상원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의원마저 등을 돌리자 인준이 사실상 어려워졌고, 결국 이날 사퇴한 것이다.
“탠든 지명자가 바이든 사람이라기보다는 힐러리 클린턴 전 대선후보 측근 출신이라 밀려났다”(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탠든 지명자가 인준 절차가 필요 없는 백악관 다른 보직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OMB 국장은 의회의 예산 편성 권한을 견제하며 행정부 조직과 연방 예산을 관리하는 각료급 핵심 보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