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요양시설 환자가 3일 잇따라 사망했다. 지난달 26일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래 경증의 부작용은 다수 확인됐으나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숨진 환자는 AZ 백신을 접종한 50대와 60대 남성이다. 50대 남성은 전날 오전 접종한 뒤 심장발작과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났다가 하루 만에 숨졌다. 60대 남성은 지난달 27일 백신을 맞은 뒤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접종 나흘만인 이날 사망했다. 두 사람 모두 심장질환, 당뇨, 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에 맡겨진 과제는 백신 접종과 사망과의 연관성에 대한 신속하고 면밀한 역학조사다. 조사가 지연되거나 불투명하게 이뤄질 경우 백신에 대한 불필요한 불신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백신과 관련한 허위 정보의 유통과 정치적 공방이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의 생명은 속도와 투명성이다.
국민도 불확실한 정보에 현혹돼 불안해하지 말고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래 노르웨이, 포르투갈,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접종 후 사망자가 나왔지만 백신 접종과 사인의 연관성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백신 부작용 현상보다는 백신을 맞지 않아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AZ 백신 접종 후 사망자 발생은 공교롭게도 정부가 접종이 유보된 요양시설 등의 65세 이상 입소자 65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 발생했다. 각국의 AZ 백신 접종 정보가 쌓이면서 고령층 접종을 유보했던 독일, 프랑스 등 각국이 효과성을 인정해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면 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이 연령군에 대한 백신 접종을 미룰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는 접종 후 사망 사례에 대한 빈틈없는 역학조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전제돼야한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