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1개월·대선 1년 앞두고 '윤석열 바람' 편승
민주당선 공세와 견제·야권에선 응원과 러브콜?
황교안 "무엇인가 해야 한다"며 사실상 복귀 선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차기 대선 레이스가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반발하면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혀온 윤 전 총장이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일지는 미정이지만, 여야 잠룡들은 대선을 1년 앞두고 요동치는 정국에서 존재감 부각을 부심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사퇴 직전 움직임과 사퇴의 변은 정치 선언으로 보였다"며 "본인 스스로가 검찰총장 재임 시절부터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논란 등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격렬한 시비를 일으키더니 사퇴도 그렇게 했다"고 공세를 폈다.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있는 죄를 덮고 없는 죄를 만들며 권력을 행사하는 적폐 노릇을 하지 않았느냐는 점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거론하며 날을 세워 온 정세균 국무총리도 "윤 전 총장이 임기 내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받들고 국민들의 여망인 검찰 개혁을 잘 완수해주기를 기대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견제했다.
여권 주자들은 견제구를 던진 반면, 야권 주자들은 현 정부의 대척점에 서 있던 윤 전 총장에 대한 응원과 러브콜을 보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상당하다"며 "이 땅의 자유 민주주의와 문재인 폭정을 막는데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썼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문에서 "앞으로도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길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윤 전 총장의 사퇴는 헌법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무법 정권의 연장을 막는데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여야 잠룡들에게는 윤 전 총장의 사퇴는 위기이자 기회다. 정계 진출 선언을 하지 않은 채 윤 전 총장은 그간 이재명 지사, 이낙연 대표와 3강 구도를 형성해 왔다. 모두에게 경쟁자인 셈이지만 4·7 재보선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불어닥친 '윤석열 바람'에 편승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15 총선 참패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정계 복귀를 예고했다. 황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육사 시인의 '광야'을 공유하고 "대한민국을 좀먹는 무리가 권력 찬탈을 위해 온갖 불법과 무도한 일을 벌인다"며 "보잘 것 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8개월간의 침묵을 깼다. 지난 2월에는 대담집 '나는 죄인입니다'를 출간했고 싱크탱크 '자유와 생각' 창립 세미나에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면서 복귀 수순을 밟아왔다. 황 전 대표 측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어떤 식으로든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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