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발생한 사망 사례들에 대해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8일 처음 발표한다. 지난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경우 접종 후 110건의 사망 사례가 신고됐지만,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역시 세계적으로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된 적이 없는 만큼 비슷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피해조사반, 7일 비공개 회의로 이상반응 검토
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이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신고된 중증 이상반응 사례에 대해 임상 경과 등을 분석하고 접종과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질병청은 이날 나온 잠정 결론을 8일 발표할 계획이다.
7일 0시 기준 신고된 이상반응 사례는 3,643건이다. 이 중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가 33건이었고, 5건은 경련 등의 중증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사망 사례는 이날 오후 발생한 1건(60대 요양병원 입원 여성)을 포함해 총 9건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두통이나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미한 사례였다.
피해조사반은 이날 첫 회의에서 사망과 중증 의심 사례에 대해 집중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조사반은 임상의사와 법의학전문가 등 10명 이내 전문가로 구성되는데, 예방의학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도 민관합동 신속대응팀에서 진행한 1차 인과성 평가를 바탕으로 백신과의 관련성 여부에 대한 잠정 결론을 내리게 된다.
기저질환과 관련성이 핵심... "인과관계 없다 결론 나올 듯"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에 따르면 인과성 평가는 ①다른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있는가 ②예방접종이나 백신과 알려진 인과관계가 있는가 ③인과관계에 대한 강력한 부정적인 근거가 있는가 등을 순차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리게 된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당시 환자의 상태나 의무기록, 접종 후 반응, 임상검사 결과 등을 주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기저질환과 백신 접종과의 관련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9명의 연령대는 20대 1명, 40대 1명, 50대 4명, 60대 3명으로, 모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들의 기저질환 병명은 심근경색이나 뇌전증(간질) 정도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감염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백신을 맞았을 때는 혈압이 떨어진다거나 숨이 차거나 하는 반응이 있을 수 있는데, 그때 바로 혈액검사나 흉부검사 등을 진행하지 않았다면 자료가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정 장소나 제품에 사망자 집중되는지도 살펴야
이상반응이 나타난 개별 환자의 임상 기록뿐 아니라, 특정 병원이나 제조번호가 동일한 백신을 투여한 후 사망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는지 역시 따져봐야 한다. 특정 기관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 특정 제품을 맞은 사람 중에서 혹시 사망자가 여럿 나온다면 해당 장소나 제품의 오염 같은 다른 요인들이 이상반응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 신고가 잇따랐지만, 모두 산발적인 사망으로 판단돼 인과관계가 입증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이달 1일 0시 기준 1,376만건이 진행된 2020~2021절기 국내 독감 백신 예방접종도 접종 후 사망 신고는 110건이었지만, 모두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의 백신 접종 이전과 이후 사망자 발생 수를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아직은 접종 시작 후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통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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