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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오스카 수상 가능성은? '기생충'과 비교해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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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오스카 수상 가능성은? '기생충'과 비교해 봤더니...

입력
2021.03.09 04:30
수정
2021.03.10 12:4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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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판시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 판시네마 제공


‘미나리’는 ‘기생충’의 성과를 넘어설 수 있을까.

미국 영화 ‘미나리’는 여러모로 ‘기생충’과 비교된다. 재미동포 2세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고, 재미동포 스티븐 연과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해서다.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는 공통점까지 지녔다. 한국어가 주로 나오는 영화로 아카데미영화상 주요 부문을 수상할지 여부가 특히 관심거리다. ‘기생충’과의 비교를 통해 ‘미나리’의 오스카 선전 가능성을 짚어봤다.

영화 '기생충'은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을 발판으로 '오스카 레이스'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제공

영화 '기생충'은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을 발판으로 '오스카 레이스'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제공


①‘기생충’보다 약한 인지도

두 영화는 출발부터 화려했다. ‘기생충’은 2019년 세계 최고 영화제로 꼽히는 칸국제영화제에 첫선을 보이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안았다. ‘미나리’는 지난해 북미 최대 독립영화 잔치인 선댄스영화제 미국 영화 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데뷔식을 치렀다.

대중적 인지도는 ‘기생충’이 앞선다. 일단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후광이 강렬하게 작용했다. 국내 영화제 관계자는 “칸영화제 수뇌부가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수상을 발판 삼아 오스카를 수상할 수 있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을 정도로 황금종려상 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기생충’은 관객들의 열성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봉하이브’(봉준호 감독 팬덤을 지칭하는 용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였다. ‘기생충’은 미국 3개 극장에서 개봉해 두터운 팬덤을 바탕으로 상영관을 2,001개까지 늘렸다. 대중의 환호가 있었기에 오스카 4관왕(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이라는 위업이 가능했다.

‘미나리’는 대중적 폭발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미국 극장에선 제대로 개봉도 못했다. 일반 관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탈 기회가 없었다. 전 세계적 흥행 지표 역시 낮다. 미국 흥행 사이트 '더 넘버'에 따르면 ‘미나리’의 해외 흥행 수입은 48만5,158달러(한국 제외)에 불과하다. ‘기생충’은 한국 밖에서만 2억1,300만달러를 벌었다. 미국 흥행 수입만도 5,336만9,749달러다.

오스카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상에서도 ‘미나리’가 ‘기생충’에 살짝 뒤처졌다. ‘기생충’은 각본상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단 1개 부문에만 후보로 이름을 올려 이 상을 받았다.

영화 '미나리'. 출발은 '기생충'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최근 기세는 '기생충' 못지않다. 판시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 출발은 '기생충'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최근 기세는 '기생충' 못지않다. 판시네마 제공


②심상치 않은 ‘미나리’의 기세

‘미나리’의 기세가 ‘기생충’보다 약한 것은 아니다. 어느 면에선 ‘기생충’보다 앞선다. 우선 배우의 힘이 무섭다. 미국 아칸소주에 정착하려는 한국인 이민 가정의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미국에서만 30개 배우상을 받았다.

다음 달 4일 열릴 미국배우조합(SAG)상 시상식에서의 선전도 ‘미나리’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SAG상은 ‘오스카 바로미터’로 꼽힌다. 최고상인 캐스트(앙상블)상 수상작이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 10년을 따지면 적중률이 50%다. 지난해 ‘기생충’은 캐스트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상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개별 배우상의 예측률은 더 높다. 지난 10년간 SAG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수상자 각 10명 중 9명이 오스카 트로피를 가졌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의 경우 80%가 오스카와 일치했다. ‘미나리’는 캐스트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스티븐 연)과 여우조연상(윤여정) 후보에 올라 있다. ‘기생충’은 지난해 캐스트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1999년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비(非)영어 영화로선 20년 만에 후보가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 언론 역시 ‘미나리’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연예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최근 오스카 후보 예측 기획 보도를 통해 ‘미나리’가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한예리), 여우조연상, 주제가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 5명 중 1순위로 꼽혔다. ‘기생충’은 지난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김효정(수원대 영화영상학부 객원교수) 영화평론가는 “일단 ‘노매드랜드’를 제외하면 ‘미나리’만큼 눈에 띄는 영화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2개 부문 이상 수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는 15일 발표된다. 시상식은 4월 25일 열린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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