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년 동안 '박탈감'을 겪었다는 국민이 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진은 8일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월8~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거주 성인 남녀 1,08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23.5%는 코로나19로 임금이 줄었고, 7.1%는 무급휴가를 보냈다고 대답했다. 아예 일자리를 잃었다는 이들은 6%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은 소득과 학력이 낮은 이들에게 집중됐다. '월평균 가구소득 600만원 이상'인 이들은 실직이 2.9%에 불과했지만, '200만원 미만'인 집단에서는 31.6%로 높아졌다. 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집단에서는 3.5%에 그친 실직률이 '중졸 이하' 집단에서는 50%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지난 1년간 박탈경험을 토로한 이는 47.3%에 달했다. 필요한 옷을 사지 못했다는 대답이 20.3%, 생활비를 빌려야 했다는 응답이 18.2%였다. 병원에 가지 못했다는 이들은 17.6%, 끼니를 거른 이들도 11.3%에 달했다.
코로나19는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응답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해봤더니 지난해 8월 1차 조사 때보다 상승했다. 특히 고위험 집단으로 분류되는 '즉각 도움 필요' 비율이 1차(28.7%) 때보다 6.3%포인트 높아졌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3.8%로 가장 많았고, 월평균 가구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고소득 집단(37.7%)이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저소득 집단(10.6%)보다 많았다. 우울군으로 분류되는 비율도 32.9%였으며, 남성(30.3%)보다는 여성(36%)이 우울감을 더 많이 느꼈다. 외상 후 스트레스와 달리 우울감은 어리고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느꼈다.
유명순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1년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한국 사회와 개인 삶에 위기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제보다는 방역'을 택한 이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경제에 타격이 있더라도 감염확산에 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은 66.3%에 달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