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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왕실 이단아' 메건을 어떻게 괴롭혔나...英언론의 이중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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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왕실 이단아' 메건을 어떻게 괴롭혔나...英언론의 이중잣대

입력
2021.03.08 16:30
수정
2021.03.0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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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마클-해리 부부, CBS서 심경 토로한 이유
"영국 언론서 캐서린 왕세손빈은 영웅, 나는 악당"

미국 시청자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손빈 부부의 인터뷰를 보고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미국 시청자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손빈 부부의 인터뷰를 보고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캐서린(미들턴, 윌리엄 왕세손의 왕세손빈)이 아보카도를 먹으면 입덧 치료용이었다. 메건(마클, 해리 왕손의 왕손빈)이 먹으면 환경 파괴였다." (오프라 윈프리)

"때론 하도 우스워서 넘겼다. 그땐 캐서린과 나 사이에 왜 그런 이중잣대가 있는지 몰랐다. 이제는 알겠다. 영웅과 악당 구도를 만들고 싶었던 거다." (메건 마클)

영국 왕실과 사실상 결별하고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손빈 부부가 7일(현지시간) 유명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진행한 인터뷰의 한 대목이다.

윈프리와 마클의 지적대로, 영국의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인 캐서린 미들턴을 사랑했고 메건 마클을 미워했다.

해리 부부가 왕실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영국 왕실의 언론 정책으로, 소수 영국 매체에 독점 취재권을 몰아주고, 선정적 보도에 거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태도였다. 해리 부부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마클에 대한 인종주의적 공격과 편견 섞인 보도를 왕실이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이미 2020년, 영국 언론의 대표적 '이중잣대 보도'를 꼽았다. 윈프리가 언급한 '아보카도 보도'를 비롯해, 대표적인 것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아보카도


익스프레스의 2017년(왼쪽) 보도와 익스프레스의 2019년(오른쪽) 보도

익스프레스의 2017년(왼쪽) 보도와 익스프레스의 2019년(오른쪽) 보도


"윌리엄 왕세손이 임신한 왕세손빈에게 아보카도를 선물했다. 입덧에 도움이 된다." (익스프레스, 2017년 9월)

"메건 마클이 사랑하는 아보카도는 인권 침해와 가뭄을 유발한다." (익스프레스, 2019년 1월)


'의연함'의 전통을 깰 때


선의 2017년(왼쪽) 보도와 선의 2019년(오른쪽) 보도

선의 2017년(왼쪽) 보도와 선의 2019년(오른쪽) 보도


"윌리엄 왕세손이 왕실의 전통인 '의연한 태도'를 깨고 모친 다이애나비의 죽음으로 겪은 정신적 고통을 토로한 해리 왕손을 지지했다." (선, 2017년 4월)

"해리 왕손과 메건이 영국의 의연함이라는 전통을 깼다. 이거 괜찮을까? 그들이 지닌 특권을 고려해 봤을 때 그래도 되는지 부모와 자식 세대의 의견을 들어봤다." (선, 2019년 10월)


자녀의 세례식에 여왕이 가지 않을 때


메일의 2018년(왼쪽) 보도와 메일의 2019년(오른쪽) 보도

메일의 2018년(왼쪽) 보도와 메일의 2019년(오른쪽) 보도


"여왕 부부는 윌리엄과 캐서린의 아들 루이스의 세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는 여왕의 건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여왕은 다음주 중요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메일, 2018년 7월)

"메건과 해리는 여왕과 찰스 왕세자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아들 아치의 세례식 일정을 잡았다. 왕실의 고위 관계자들은 젊고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전통을 존중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메일, 2019년 7월)


임신한 배에 손을 대면


메일의 2018년(왼쪽) 보도와 메일의 2019년(오른쪽) 보도

메일의 2018년(왼쪽) 보도와 메일의 2019년(오른쪽) 보도


"곧 출산 휴가를 앞둔 케이트가 조심스레 자신의 배를 끌어안은 채 공무를 수행 중이다. 남편 윌리엄은 어쩌면 곧 출산할 수 있다고 했다." (메일, 2018년 3월)

"메건 마클은 왜 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걸까. 전문가들이 국가적 논란에 휩싸인 질문에 답했다. 자부심일까, 허영심일까, 그냥 연기일까?" (메일, 2019년 1월)




여전히 해리 부부에게 비난 세례 이어가는 영국 언론


"해리는 다이애나와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으며, 그의 어머니처럼 후회할 것이다." 영국 왕실 전기작가 페니 주너의 기고를 실은 타블로이드 일간지 메일의 지면. 트위터 캡처

"해리는 다이애나와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으며, 그의 어머니처럼 후회할 것이다." 영국 왕실 전기작가 페니 주너의 기고를 실은 타블로이드 일간지 메일의 지면. 트위터 캡처


해리 부부의 공세에 영국 언론은 외려 반격을 도모하고 있다. 왕실 전기작가인 페니 주너는 해리 부부의 인터뷰를 앞둔 7일 타블로이드 일간지 메일의 일요일판에 "해리는 (사망한) 그의 모친 다이애나비처럼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쏘아붙였다.

"해리가 영국 언론을 비난하며 가족을 빼내 미국으로 향했지만, 비싼 집을 사서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는 그의 주장에 지금 전염병(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고통받는 수백만명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해리 왕손과 미국 배우로 기혼 경험도 있는 독특한 이력의 마클이 결혼했을 때 영국 내외의 언론은 이 결혼이 영국 왕실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며 일제히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영국 왕실은 마클을 향한 언론의 편견 어린 공세를 방조했다는 해리 부부의 주장으로 인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처지로 전락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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