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후 확진 간호사, 항체 형성 전 감염된 듯"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가 접수된 8건을 검토한 결과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6일까지 보고된 8건의 사망사례를 검토한 결과 이같이 판단했다고 8일 밝혔다. 추진단은 감염학·신경학·면역학·법의학 등을 전공한 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어 사망 사례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간의 인과관계를 집중 검토했다.
피해조사반이 살펴본 사망자 8명은 모두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접종 뒤 사망까지 걸린 시간은 최소 22시간에서 최대 92시간까지 다양했다.
기저질환 악화가 사망 원인
김중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조사 대상 8건은 접종 후 급격히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로 잠정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백신 제품에 이상이 있거나 접종 과정상 오류 가능성도 낮게 봤다. 김 반장은 "사망자와 같은 날짜에, 같은 기관에서, 같은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이들의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동반 사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뇌혈관계 질환·심혈관계 질환·고혈압·당뇨·뇌전증 등 기저질환 악화가 사망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 반장은 "뇌출혈·심부전·심근경색증·패혈증·급성간염 등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다른 추정 사망원인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급성 간 질환으로 사망한 사례 역시 접종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조사반의 조용균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의 병이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도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4명은 부검 진행 ...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
다만 조사 대상 가운데 4건은 부검이 진행 중이다. 김 반장은 "좀 더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유족의 동의 아래 부검을 한다"며 "최종 부검 결과에 대해서도 피해조사반에서 추가 평가를 한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8건 외에 추가 신고된 3건의 사망, 중증 이상반응 사례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진행한다. 피해조사반을 정기적으로 열어 그 결과도 공개한다.
하지만 특정 개인의 사적인 정보라는 점에서 병증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유족들께 상처가 될 수 있고, 또 동의를 하지 않는 부분도 있어 개인 사례별로 세부 정보들을 다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접종 후 확진 간호사, 백신 효과성과 무관"
한편 추진단은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사례에 대해서도 "접종 전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지원팀장은 "접종 전에 이미, 혹은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기 전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달 28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코로나19 환자 수용병동 간호사 2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또 다른 1명이 백신 접종 후 감염돼 지금까지 총 3명이 접종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통상 1차 접종 후 3~4주 뒤에야 항체가 형성되고, 보다 온전한 항체 형성을 위해서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한다.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는 감염될 수 있다. 박 팀장은 "기존에 알려진 사실로 봤을 때 이례적 사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대본은 접종 후 확진 사례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접종자와 확진자 정보를 비교해볼 수 있는 체계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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