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코로나19 백신 논란 종결' 위해 나선 감염병 전문가들
알림

'코로나19 백신 논란 종결' 위해 나선 감염병 전문가들

입력
2021.03.09 14:00
수정
2021.03.09 16:51
0 0

이재갑 한림대 교수·정재훈 가천대 교수
"백신 이상반응은 코로나19 면역 잘 만든다는 증명"
"이상반응 많이 신고하는 것이 도움될 수도"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접종 후 이상반응을 신고한 비율이 1.2%로 나타났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도 11명이 나왔다는 이유로 '백신 불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조차 특정 백신을 겨냥해 "젊은층에서도 부작용이 심하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발언이 나올 정도고, 해외에선 오스트리아에서 사망과 중증 감염 사례 때문에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대중과 소통해 온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 불안'에 선을 긋고 있다. 이들은 백신 접종 후 경증 이상 반응은 백신의 면역 형성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고, 접종 후 사망 사례도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인터뷰를 토대로, 현재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논란에 대한 응답을 주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상반응: "과거 백신들보다 성능이 좋다는 의미"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이 9일 병원 대강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합뉴스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이 9일 병원 대강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합뉴스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이 크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AZ)나 화이자 백신 모두 경증 이상반응은 기존 백신보다 굉장히 많은 것으로 나와 있다"면서 "이는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몸에서 면역을 잘 만들고 있다는 증명이며, 오히려 과거 백신보다 성능이 좋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교수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근육통, 발열, 두통 등의 이상반응은 "백신을 맞고 나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오래 간다든지 너무 심한 경우는 중증 이상반응으로 잡지만, 지금은 대개 하루 이틀 내에 회복이 되거나 해열제 정도로 증상이 완화되는 수준이라 경증 정도로 본다"면서 "오히려 내 몸에서 백신 면역 반응이 잘 일어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존 독감백신에 비해 코로나19 백신이 '독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두고 "독감백신 같은 경우는 항원 자체가 면역이 약한 항원이고, AZ백신 같은 경우 아데노바이러스(AZ백신에 포함된, 인체에 무해한 항원 전달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중증 감염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몸에 들어왔기 때문에 면역반응이 초기에 잘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화이자 등 mRNA 백신의 경우는 첫 접종의 면역반응이 크지 않지만, 두 번째 접종의 면역반응은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감지될 경우 신고를 꺼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본인이 힘들다고 느꼈을 때 신고는 다 가능하고, 입원이나 응급실 이용 등 보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신고를 해 주시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상반응과 관해서는 많이 신고해 주시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우리나라에서 이상반응을 통계 낼 수 있고 이것이 주요 자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고하는 것에 대해서 꺼려 하실 필요는 없다"고 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 "백신과 인과관계 증명된 바 없다"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요양시설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등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사망 원인으로 백신이 작용했다는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양=뉴스1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요양시설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등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사망 원인으로 백신이 작용했다는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양=뉴스1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중증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례도 존재하고,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지만 백신 자체의 영향으로 인해 생명에 지장이 있다거나 하는 인과관계는 아직 증명된 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재갑 교수는 "백신을 맞았을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 발생했을지라도,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경우에는 적은 인과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 역시 '기여사망'이라고 해서 인과관계로 파악한다"면서 "현재까지 알려진 백신 접종 후 사망은 그런 인과관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즉 인과관계가 있다고 오인하게 되는 이유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 입원한 만성 질환자들이 애초 질환의 특성상 급속도로 상황이 나빠져 사망하게 되는 사례가 있는데, 그 시기가 백신 접종과 우연히 겹치게 되기 때문이다.

두 교수에 따르면,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통계적인 분석으로 인과관계가 정말 있는지를 확인한다. 정재훈 교수는 "요양병원에서 65세 미만의 사망률이 백신접종을 시작하고 나서 크게 증가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접종 후에 요양병원에서 보고되는 사망률이 증가했으면 이건 백신의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국내 사례에서) 실제 그런 양상이 있는지 여부는 한 달 정도 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접종을 시작한 국내와는 별개로, 이미 실제 AZ와 화이자, 모더나 등의 코로나19 백신을 대량 접종한 미국과 영국 등의 자료를 보면 갑자기 사망자가 늘어나는 통계는 없다. 이 교수는 "미국만 해도 1월 중순의 보고에 200여 명 사망했고 요양원, 요양병원에서도 122명 사망했지만, 통계적인 유효성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백신에 의한 기여사망은 아닐 것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사망 사례 역시 잠정적으로는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교수는 "백신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아나필락시스(특정 유입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를 의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부검 등을 통해서 다른 사인이 없는지 찾아보게 되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사례 가운데 8건은 전문가들이 백신과의 직접적 관련성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자:"컨디션 좋을 때 접종 권장"


9일 오전 광주 동구 강남요양병원에서 90대 입원 환자와 자식, 며느리가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비대면 면회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의 고령층 환자가 고위험군이기에 백신 접종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광주=연합뉴스

9일 오전 광주 동구 강남요양병원에서 90대 입원 환자와 자식, 며느리가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비대면 면회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의 고령층 환자가 고위험군이기에 백신 접종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광주=연합뉴스


중환자 가운데는 기저질환의 차도를 고려해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자연적 면역 반응을 감내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는 의료진의 판단하에 접종을 미룰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고혈압, 당뇨병 등 면역반응이 치명적이지 않은 중환자의 경우는 오히려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정재훈 교수는 "당장 발열이 있고 호흡이 곤란한 중환자, 말기암환자 등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은 정부에서도 접종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라고 밝히고 있다. 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렇지 않은 기저질환자의 경우는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피해보다 압도적으로 크다"고 밝혔다.

이재갑 교수도 "만성질환이 급성악화계에 있는 시기라든지 아니면 본인 상태가 매우 안 좋을 때는 접종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맞으면 상당히 힘들 수 있으니 접종을 잠깐 연기하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연세가 많고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갈 위험이 있는 분들이니 오히려 백신을 꼭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미 효과성도 충분히 증명"


이탈리아 로마의 백신 센터에 저장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담긴 병 모습.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등지에서 효과성을 증명하는 보고가 나왔다. 로마=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의 백신 센터에 저장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담긴 병 모습.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등지에서 효과성을 증명하는 보고가 나왔다. 로마=AFP 연합뉴스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은 안전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됐지만, 임상 과정의 미비 때문에 효과성 논란이 일면서 일부 국가에서 접종 제한 조치를 취했다. 한국도 질병관리청 결정에 따라 현재 65세 이상에는 접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안전성과 효과성 자체에 대한 의심보다는 백신에 대한 불신을 줄이기 위한 예방적인 조치였다.

두 전문가는 "곧 AZ백신을 65세 이상 접종으로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재갑 교수는 "AZ백신의 65세 이상 접종이 연기됐던 주된 이유는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 부분이 명확하게 제시가 안 됐기 때문인데, 최근 스코틀랜드 등지의 접종 결과를 보게 되면 특히 70대, 80대에서도 예방효과가 상당히 좋고, 입원이나 중증에 대한 효과도 좋다고 증명이 됐다"고 밝혔다.

정재훈 교수는 "AZ백신에 대한 논란은 안전성에 대한 것은 아니었고 효과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는데, 영국에서 수백만 명 단위의 인구집단 전체 효과 자료로 효과 근거가 완전히 확보됐다"면서 "당장 접종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신 접종 후 감염: "면역효과 바로 나타나는 것 아냐"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이동형 CT 촬영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뉴스1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이동형 CT 촬영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뉴스1


한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 2명을 비롯해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총 3명이 보고됐다. 이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 효과가 나타나려면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재갑 교수는 "실제 임상 연구 중에도 보고가 된 사례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 잠복기에 접종했을 수도 있고, 무증상 감염이라 뒤늦게 검사를 확인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백신 접종 직후는 "접종 효과가 나타나기 전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재훈 교수도 "백신 접종 후 효과를 보기에는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접종 직후에는 보호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한다" 며 "접종 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쓰기 등 방역 조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