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AP 등 주요 영미 매체들 보도 시작
한일 현안으로 소개… '근거 없는 주장' 지적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촉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왜곡 논란에 글로벌 매체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제적 이슈로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하버드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여성 관련 주장으로 격노를 일으켰다’ 제하 기사에서 램지어 교수가 최근 논문에 담은 주장은 “전시 잔혹 행위를 가리려는 일본 극우파가 지지하는 견해”라며 “저명한 학자 사이에서 역사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과 연구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논란 배경과 관련해 일단 한일 갈등 측면에서 접근했다. 1990년대 초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이 나온 뒤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했고 양국이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체결했지만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생존자들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를 사실상 무효로 만들었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다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조명 방식도 비슷하다. 이날 ‘하버드대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 여성들이 성노예가 자발적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분노를 촉발했다’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에 근거와 증언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하며 하버드대 학자들 및 다른 기관들이 램지어 교수 논문에 기술된 매춘 계약의 역사적 증거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사과ㆍ보상을 요구하는 동안 일본 지도자들은 방어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발 신호탄은 AP통신 보도다. 세계 최대 통신사인 AP는 이날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주장이 엄청난 논란을 점화했다’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이 한일 간 정치적 논란을 심화했다”며 “유엔이 1996년 보고서에서 위안부가 ‘폭력적이고 노골적인 강압’으로 끌려간 성노예라는 결론을 내렸는데도 일본 지도자들은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한다”고 꼬집었다.
미 주요 언론의 미국발 보도는 지난달 26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한 하버드 교수가 전시 성노예들을 매춘부로 불렀다가 반발을 샀다’ 제하 서울발 기사로 사태를 알린 뒤 열흘여 만이다.
계기는 ‘세계 여성의 날’(8일)인 듯하다.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 미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미 방송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여성 집단노예화는 일본 역사의 추악한 오점”이라며 “의회 동료와 진실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램지어 논문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과 밝혔다.
램지어 교수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법경제국제리뷰’(IRLE)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 ‘태평양 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하고도 계약서 등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각계 비판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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