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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 매장도 남녀 구분 없이"...'아이 때부터 성 중립' 법안 낸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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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 매장도 남녀 구분 없이"...'아이 때부터 성 중립' 법안 낸 미국

입력
2021.03.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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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아동복·장난감 성별 분리 매장 벌금 추진
이르면 2023년 적용...위반 시 벌금 110만원

백화점을 찾은 아이들이 각각 여아·남아로 구분된 아동복 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백화점을 찾은 아이들이 각각 여아·남아로 구분된 아동복 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공 건물의 성 중립 화장실 의무 설치 등 성소수자 인권 보호에 앞장서 온 미국 캘리포니아주(州)가 어린이 용품을 남녀 성별에 따라 분리·진열하는 백화점에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미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의원들이 백화점 어린이 용품 매장을 성 중립적으로 만드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법안에 따르면 직원 500명 이상 대형 백화점은 '남아'와 '여아'를 구분해 장난감과 옷을 판매했던 과거의 진열 방식을 모두 바꿔야 한다. 이를 어겨 서면으로 위반 통지를 받은 백화점은 30일 이내에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법안이 올해 안에 통과되면 2023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 공동 발의자인 에반 로 하원의원은 "'왜 상점이 남아용, 여아용 장난감을 구분해 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브리튼이라는 8세 소녀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며 "우리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왜 여학생이 어린 시절 소방관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을 방해하려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왜 상점이 남아용·여아용 구분해 주는가"

1952년 처음 출시돼 7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하스브로의 감자 모양 장난감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회사 측은 이 장난감 이름에서 '미스터'를 빼기로 했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1952년 처음 출시돼 7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하스브로의 감자 모양 장난감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회사 측은 이 장난감 이름에서 '미스터'를 빼기로 했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이번 법안은 지난달 말 완구업체 하스브로가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라는 감자 모양 장난감 이름을 '포테이토 헤드'로 바꾼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스브로는 "성 평등과 포용을 증진할 것"이라며 영화 '토이스토리'에도 등장한 이 캐릭터 이름의 '미스터'를 뗐다. 또 올가을부터는 아빠·엄마·아기 감자가 기본인 구성 방식을 아이들이 아빠가 두 명인 동성 가족 등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게 출시할 계획이다.

미의 기준을 왜곡시키고 성별과 인종 등에 대한 고정 관념을 심어준다고 비판받아 온 바비인형 제조사 마텔도 2019년 남녀 구별이 어려운 성 중립 인형을 내놨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성별에 따라 구분된 장난감이 아이의 정서적·심리적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주디스 블레이크모어 미 인디애나대 심리학과 교수는 전미유아교육협회와 인터뷰에서 "많은 남아용 장난감이 폭력 또는 치열한 경쟁과 연관돼 있는 것과 달리 전통적인 여아용 장난감은 양육과 살림 능력, 신체적 매력을 강조한다"며 "이러한 성 고정 관념 때문에 소녀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쁜 것'이라고 잘못 믿게 된다"고 분석했다.

블레이크모어 교수는 "자녀가 좀 더 학문적으로, 음악적으로, 예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완전하게 성장하기를 원하는 부모라면 성 중립적인 장난감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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