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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보상 ‘1000㎡ 허들’ 400㎡로 내리려는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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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보상 ‘1000㎡ 허들’ 400㎡로 내리려는 국토부

입력
2021.03.09 22: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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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시계 방향으로), 하남 교산지구, 남양주 왕숙지구, 부천 대장지구, 인천 계양지구, 고양 창릉지구 부지. 뉴스1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시계 방향으로), 하남 교산지구, 남양주 왕숙지구, 부천 대장지구, 인천 계양지구, 고양 창릉지구 부지.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의 공통점은 토지를 매입한 뒤 분할하는 일명 지분 쪼개기와 왕버들 같은 형식적인 묘목 식재다. 이 중 지분 쪼개기는 거의 현금 보상 대신 대토(代土) 보상이 가능한 1,000㎡ 이상으로 이뤄졌다.

1,000㎡ 이상은 투기꾼들이 보상을 노리고 확보하는 면적인데 지난해 가을 수도권 공공택지 내 토지 1,000㎡ 이상을 공공기관에 양도할 경우 아파트 특별공급권을 제공하는 혜택이 추가됐다. 나아가 국토교통부는 협의양도 시 특별공급 면적 기준을 400㎡ 이상으로 축소하기 위해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 중이다. 신도시 지정 전 땅을 사들인 투기꾼들에게 더 큰 이득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00㎡를 기준으로 갈리는 혜택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000㎡는 농지 소유와 토지 보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면적으로 자리 잡았다. 우선 농지법은 자경원칙에 입각해 농업 경영에 사용할 때만 농지 소유를 허용한다.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취득이 가능하다.

10년간 보존되는 농업경영계획서는 재배 작물, 영농거리, 농지 취득자의 농업 능력, 농기계 등 장비 보유 현황 등을 적게 돼 있다. 다만 주말·체험농장 목적으로 1,000㎡ 미만을 소유할 때는 농업경영계획서가 면제된다. 농업인이 아니라도 손쉽게 농지를 소유한 뒤 개발이 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농업이 아닌 투기가 목적이라도 가려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공택지 사업에서 1,000㎡ 이상은 더 많은 보상으로 통한다. 주택이나 상업용지로 돌려주는 대토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향후 택지개발로 땅값이 뛰어도 토지 소유자는 시세대로 처분할 수 있다. LH 직원들이 농지 1,000㎡ 이상을 소유한 게 의심을 받는 이유다.

1,000㎡는 지난해 9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돼 또 한 번 주목받는 면적이 됐다. 이전까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택지개발에 적용한 협의양도인 특별공급이 신도시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토지 면적 1,000㎡ 이상을 감정가 수준으로 넘기면 100% 당첨 가능한 특별공급권이 돌아온다. 가구당 한 번의 특별공급이 가능하고 무주택자만 대상이지만 주택청약 전에만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된다.


특별공급 면적 400㎡ 되면 누가 좋을까

협의양도인 특별공급은 올여름 3기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준비됐다. 대규모 토지보상금으로 인한 주변 집값 상승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지만 광명시흥지구를 비롯해 3기 신도시에서 LH 직원을 시작으로 투기가 의심되는 토지가 쏟아지고 있는 게 문제다.

여기에 지난 1월 국토부는 수도권 특별공급 면적 기준을 400㎡로 낮추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기존 400㎡인 비수도권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원주민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농지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1,000㎡ 이하를 소유한 투기꾼들에게도 ‘로또’를 던져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지금도 꾼들이 분양권을 노리고 들어오는데, 그들이 땅 400㎡ 살 만한 돈으로 아파트를 가져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대다수 국민은 잘 몰라도 LH나 관련 종사자들은 이런 걸 너무나 잘 알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지난달 말 입법예고가 끝나 관련 부처 의견 수렴 과정에 있다. 국토부령이라 국무조정실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통과하면 국무회의 의결 없이 공포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개정이 진행 중이고 심사 과정에서 원안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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