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인구 1%씩… 22%가 1회 이상 접종
中백신 받은 뒤 가속… "기업인 대통령 역량"
남미 칠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세계 면역률 1위’ 이스라엘까지 추월했다. 지난달 대거 들여온 중국 백신의 덕을 많이 봤다.
9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8일 기준 일주일간 칠레의 하루 평균 100명당 코로나19 백신 투여 횟수는 1.08회였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한 한 거의 모든 면에서 세계 선두인 이스라엘(1.03회)을 능가하는 수치다. 이렇게 하루에 인구 1% 이상씩 백신 접종 인구를 늘려 가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칠레뿐이다. 3위 미국이 0.65회인데, 두 나라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속도다. 엔리케 파리스 칠레 보건장관은 이날 이 통계를 인용해 “칠레가 전 세계 백신 접종 속도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런 기세라면 백신 접종 인구도 빠르게 늘 전망이다. 1회 이상 백신 주사를 맞은 인구 비율의 경우 이미 4위 미국(17.9%), 3위 바레인(18.2%) 등을 앞질러 이스라엘(57.7%)을 맹추격 중이고, 면역에 필요한 백신이 완전히 접종된 인구의 비중도 4%로 이스라엘(44.6%)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ㆍ22.1%), 미국(9.4%), 세르비아(9.2%)에 이어 5위까지 올라왔다.
이런 약진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무엇보다 충분히 확보된 백신이 핵심 배경인 듯하다. 칠레는 지난해 12월 말 화이자(미국)ㆍ바이오엔테크(독일) 공동 개발 백신을 들여와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물량이 많지 않아 다른 중남미 국가들처럼 속도가 느렸다. 반전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대량으로 들어오며 일어났다. 접종도 원활히 진행되며 급가속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남미 에콰도르와 파라과이에 시노백 백신 2만회분씩을 기증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중국산 백신 의존은 중남미 국가들의 대체적 경향이다. 이날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백신 1,200만회분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멕시코 외에 브라질 역시 중국 백신이 주력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이력도 기여 요인 중 하나다. 칠레 데사로요대 곤살로 뮬러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기업인 출신인 대통령이 자원을 동원ㆍ관리하고 협상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백신 속도전에 여론도 우호적이다. 칠레 조사기관 카뎀의 전날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80%가 정부의 접종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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