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로 통증이 심해 일명 "뼈 주사’로 불리는 ‘척추 주사’(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통증이 완화된 사람의 55%는 1년 동안 추가 주사를 맞지 않아도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척추 주사 후 3주 안에 추가 주사가 필요한 경우는 8.5%, 1년 안에 수술을 받은 사람은 5%에 그쳤다.
김보람ㆍ이영준ㆍ이준우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2017년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로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시술을 받고 증상이 완화된 141명(평균 50.6세)을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시술은 실시간 영상을 보면서 디스크에 눌린 척추신경과 가까운 경막(척추신경을 단단하게 싸고 있는 막) 바깥쪽 공간인 경막외강에 강력한 소염제인 스테로이드 약물 등을 주사하는 시술이다.
스테로이드 약물은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염증성 물질과 신경전달물질을 희석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한다. 허리 디스크로 인한 통증ㆍ신경 치료를 위해 흔히 이뤄진다.
하지만 잦은 스테로이드 주사는 골감소증ㆍ골다공증ㆍ골괴사와 시술 도중 감염ㆍ출혈ㆍ혈당 급상승ㆍ호르몬 관련 질환 위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팀’은 원칙적으로 통증 척도(NRS) 10점 만점에 7~8점 이상일 때 1차 시술을 시행한다. 이후에는 재발·악화하거나 환자가 통증으로 시술을 강하게 요구할 때에만 최소한 3주(대개 2~3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다시 시술한다.
첫 시술로 증상이 호전된 141명 중 55.3%(78명)는 1년 동안 재시술을 받지 않았고 31.2%(44명)는 1회, 11.4%(16명)는 2회, 2.1%(3명)는 3~5회의 재시술을 받았다. 3주 안에 첫 재시술을 받은 환자는 8.5%(12명)에 그쳤다. 1년 안에 수술을 받은 사람은 5%(7명)에 그쳤다. 통증 등 잔여 증상이 절반을 밑도는 ‘좋은 반응군’(38%)에서는 수술을 받은 사람이 없었다.
연구팀은 언제, 어떤 조건을 충족하는 환자에게 재시술하는 게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 141명을 △3주가 안돼 2차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시술을 한 ‘조기 재시술군’(17명) △재시술 요건과 3주 이상의 간격을 모두 충족했을 때에만 2차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시술을 한 ‘까다로운 재시술군’(124명)으로 나눠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총 시술 횟수는 조기 재시술군이 1년 동안 평균 2.29회(2회 71%, 3회 29%)로 까다로운 재시술군 전체의 1.52회(1회 63%, 2회 26%, 3~6회 11%)보다 많았다. 까다로운 재시술군 124명 중 조기 재시술군과 나이, 성별, 시술 이전의 통증 척도(NRS) 점수 등이 비슷한 17명, 즉 ‘1:1 매칭군’의 총 시술 횟수는 평균 1.65회(1회 53%, 2회 29%, 3회 18%)였다. 첫 시술 전 통증 척도는 조기 재시술군이 10점 만점에 평균 7.53점으로 까다로운 재시술군 전체 7.65점, 1:1 매칭군 7.24점과 비슷했다.
1년 안에 수술받은 환자의 비율은 조기 재시술군이 5.9%(17명 중 1명)로 까다로운 재시술군 전체 4.8%, 1:1 매칭군 5.9%와 비슷하거나 같았다. 조기 재시술군의 1차·2차 시술간격은 평균 15.5일로 까다로운 재시술군 전체 97일, 1:1 매칭군 105일과 큰 차이가 났다.
김보람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수술 부담으로 주사 치료를 택하지만 스테로이드 약물에 대한 걱정도 상당하다”며 “1차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시술로 통증이 호전됐으면 주기적(예, 1~3주 간격)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기보다 경과 관찰을 하다가 통증이 재발·악화할 때에만 추가로 주사 치료를 하는 게 부작용을 줄이면서 통증을 조절하는 효과적 방법”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방사선의학 회보(Acta Radiologica)’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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