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가라앉지 않아 정부가 고심에 빠졌다. 다음 주 확정될 예정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은 적용시점이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반발을 불러왔던 '집합금지'를 사실상 폐지한다는 내용이었는데, 확진자 수가 불어나면 현 기준에 맞춰 노래연습장 등은 또 집합금지를 해야 할지 모른다. 또 부분적으로 허용된 학생들의 등교수업 문제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백신 접종 시작과 함께 방역 고삐를 더 죄었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간 일평균 399명... 거리두기 2.5단계 기준 육박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470명이다. 300명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환자 수가 다시 400명대 후반으로 치솟으면서 최근 한 주(3월 4~10일)간 일 평균 환자 수는 399.9명에 달했다. 현행 거리두기 기준으로 2.5단계(주간 일평균 전국 400~500명)에 육박한 수치다.
완연한 봄날씨가 이어지면서 이동량도 늘고 있다. 지난 주말 전국 이동량은 전주 대비 12.6% 감소했지만, 이는 그 직전 주에 포함된 3·1절 연휴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동량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높다"며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셋째 주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수도권은 지난 주말 이동량이 직전 주말 대비 18.8%나 늘었다. 각종 수치에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일촉즉발의 상황"...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신중해야
이 때문인지 전문가 중엔 지금은 4차 대유행의 초입으로 진단하는 이들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간 코로나19 유행 양상으로 볼 때 다음 주 500명을 넘기 시작하면 중간 과정 없이 바로 1,000명대로 진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곳곳에서 집단감염과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있어 환자 발생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준비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은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도 개편안을 기준으로 1단계(주간 일평균 363명 미만) 수준으로 신규 확진자 발생이 떨어져야 개편안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전문가들은 개편안 기준 1단계도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교수는 "1,000명대를 겪고 나니 300~400명 수준이 적은 것처럼 느껴질 뿐"이라며 "단순히 환자 수 감소만 볼 게 아니라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5, 6월까지 개편안 적용을 미루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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