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거짓" 이라던 데서 두 달 만에 태도 바꿔
미국 유명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37)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지난해 12월 이후 잇따른 가운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왕이 두 달 만에 태도를 바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미 NBC방송은 9일(현지시간) "왕이 자신이 연루된 성추문에 대해 인정하고 후회하는 내용이 담긴 게시글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왕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다수의 개인이 과거 내 개인적 행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들이 나설 권리를 지지하고, 그들이 해야 할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고, 그들에게 고통을 안긴 내 행동을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삶은 배움과 성장에 관한 것이고, 나는 이제 더 배웠고 더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은 지난해 12월부터 SNS에서 성추행 고발 증언이 이어지자 1월 초 "터무니없는 거짓 주장"이라며 "진상을 규명하고 이를 온라인에 유포한 이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영국 모델인 오웬 무니는 SNS 틱톡에서 왕이 2017년 뉴욕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 자신을 더듬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이후 패션업계 감시단체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통해 왕이 성추행했다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가 빗발쳤다.
미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왕은 SNS 폭로에는 줄곧 부인했으나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주요 매체가 이를 확인 보도하면서 결국 마음을 고쳐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100개 이상의 단어가 동원된 이 사과문에는 정작 '미안하다'는 말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성추행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변호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알렉산더 왕의 사과를 받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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