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징계위' 참여 안진 교수도 추천위원 위촉
15~22일 '국민 천거' 받은 뒤 3인 이상 추천
박범계 "전광석화처럼 속도감 있게 구상할 것"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임이 될 후보자들을 추천하는 기구인 검찰총창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구성을 11일 마무리했다. 위원장에는 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박상기 전 장관이 위촉됐다. 지난 4일 윤 전 총장이 사의를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정치권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윤 전 총장의 사퇴가 정국에 미친 메가톤급 파장을 완화하기 위해 ‘속전속결’로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천위의 인적 구성을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박 전 장관은 물론, 또 다른 비(非)당연직 위원에 지난해 말 윤 전 총장 징계위원으로 참여했던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포함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편향성 지적과 함께 ‘회전문 위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박범계 장관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에 박상기 전 장관을 위촉하는 등 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며 “후임 검찰총장에 적합한 인물을 국민들로부터 천거받는 절차를 15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국민 천거’를 받은 이들에 대한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 3인 이상을 추천하고,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총장 후보자를 제청하게 된다.
법무부는 검찰청법상 규정된 당연직(5명)과 비당연직(4명) 등 총 9명의 위원 명단도 공개했다. 당연직 위원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그리고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다.
관심의 초점이었던 비당연직엔 박 전 장관과 안 교수 외에,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과 손원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법무부는 “각계 전문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고 학식과 덕망을 갖춘 분들 중에서 비당연직 위원들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장관이 윤 전 총장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는 건, 일단 ‘검찰 수장 공백’ 기간을 줄여 검찰 조직 안정 및 재정비를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출근길에서도 그는 “종전엔 사퇴 후 24일이 걸렸는데, 이번엔 아주 전광석화처럼 속도감 있게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9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중도 사퇴 후 추천위 구성까지 24일이 걸린 사례와 비교한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윤석열 사퇴’ 후폭풍을 가라앉히고 국면 전환을 꾀하는 노림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상기 전 장관의 추천위원장 위촉을 두고 법조계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법무부 검찰국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장으로 같은 정부의 법무부 장관 출신 인사를 위촉하는 건 처음일 것”이라며 “박 전 장관은 검찰에 고발된 사건이 여러 건 있어, 관련 수사를 지휘할 총장 후보자 추천에 관여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참여했던 안진 교수의 ‘재등장’도 논란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회전문 위촉’으로 외부위원 돌려막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중요 사안 논의 때 외부위원을 모시는 건 공정성을 지키려는 것인데, 이를 염두에 두는지조차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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