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뇌 혈전 보고…"전문 조사 필요"
유럽의약품청 AZ 백신 평가 16일 발표
독일과 프랑스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15일(현지시간)부터 일시 중단했다. 두 나라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혈전(혈액 응고) 부작용이 잇따라 보고된 뒤에도 “백신과 혈전 사이에 인과관계는 없다”며 접종을 계속했지만, 안전성 우려가 점점 커지자 결단을 내렸다. 백신 물량 부족과 3차 대유행 조짐으로 가뜩이나 힘겨운데 AZ 백신 접종 중단 사태까지 겹치면서 유럽은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날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백신 승인을 담당하는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의 권고에 따라 AZ 백신 1ㆍ2차 접종을 모두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도 최근 백신 접종 뒤 뇌 혈전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슈판 장관은 “AZ 백신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일과 유럽연합(EU)의 전문가들이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작용이 백신 접종의 효능보다 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사례가 AZ 백신 승인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규제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는 16일 AZ 백신에 대한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프랑스도 EMA의 평가가 나올 때까지 예방 차원에서 이틀간 AZ 백신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EMA 진단에 따라 다시 AZ 백신을 접종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혈전 증상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AZ 백신의 특정 제조단위(Batchㆍ1회 생산분) 제품을 제외했던 이탈리아도 이날 접종 중단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탈리아의약청(AIFA)은 “다른 유럽 국가들이 취한 유사 조치들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면서 “EMA 결정이 있을 때까지 전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럽 10여개 국가가 AZ 백신 일부 또는 전체를 사용 중단한 상태다. 오스트리아ㆍ에스토니아ㆍ리투아니아ㆍ라트비아ㆍ룩셈부르크는 특정 제조단위 제품을 접종에서 제외했고, 덴마크ㆍ노르웨이ㆍ아이슬란드는 아예 AZ 백신 전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업체 측은 이날도 백신이 혈전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WHO가 관련 사건들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확보하고 현 권고 사항에 예상 밖의 변경이 있다면 즉각 대중에게 전할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이미 1,100만명 이상이 AZ 백신을 맞은 영국도 AZ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거들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규제당국인데 백신 접종을 중단할 어떤 이유도 보지 못했다”며 이 백신을 사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MHRA에서 백신 안전성을 담당하는 필 브라이언 박사도 “대규모 백신 접종과 혈전의 자연적 발생 빈도를 고려할 때 백신이 원인임을 시사하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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