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백신 후유증과 요요마

입력
2021.03.16 18:00
26면
0 0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첼리스트 요요마가 13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의 버크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은 뒤 깜짝 연주를 하고 있다. 피츠필드=AP 연합뉴스

첼리스트 요요마가 13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의 버크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은 뒤 깜짝 연주를 하고 있다. 피츠필드=AP 연합뉴스

세계적 첼리스트 요요마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에서 첼로를 연주한 것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점퍼와 마스크 차림으로 이날 두 번째 접종을 한 요요마는 이상이 없는지 기다리는 동안 대기자와 의료진에게 ‘아베마리아’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을 선사했다. 의외의 자리에서 펼쳐진 15분의 첼로 연주는 마법과도 같았다. 이 지긋지긋한 팬데믹 시대에 이런 마법의 순간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고단했을까.

□ 전국 봉쇄령이 내려져 집에 갇힌 지난해 봄 이탈리아에서도 삶을 견디게 해 준 것은 그들이 사랑하는 음악이었다. 어떤 오페라 가수는 창문을 열고 이웃들에게 아리아를 선물했고, 이곳저곳 건물 테라스에 한 명씩 악기를 들고 나와 합주하는 플래시몹 영상은 많은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다. 속수무책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며 의료체계는 붕괴되고 환자들은 버려졌던 그 고통스러운 시간도 음악이 있었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 코로나 팬데믹도 이제 끝이 보인다. 백신 수급과 접종 부작용이 남은 복병이다. 코로나 백신은 독감 백신보다 후유증이 심해 몸살과 발열을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병원 응급실 의료진은 백신 후유증 환자들이 몰려 진짜 위급한 환자를 못 보게 될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바이러스 항원을 접한 우리 면역세포들이 제대로 대처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걱정할 일이 아니다.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아닌 한 병원에 갈 필요도 없다.

□ 요요마처럼 음악의 마술로 백신 후유증을 넘겨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하루 이틀 몸살이 두렵다고 목숨 걸고 백신을 회피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가급적 다음 날 쉴 수 있도록 접종 일정을 잡고, 접종 뒤엔 타이레놀(부루펜이 아니다)과 플레이 리스트를 들고 집으로 오도록 하자. 좋아하는 곡, 잊었던 추억의 곡, 새로운 곡들을 하나하나 헤아리는 그 시간이 팬데믹을 결국 삶의 일부로 만들어 줄 것이다.

김희원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