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급하게 먹는 소리, 모습을 나타내는 신조어
최근 유튜버 '고기남자' 영상으로 논란 커져
누리꾼들 "남성 혐오 표현" vs "아니다" 갑론을박
'허버허버'가 혐오 표현인지를 두고 온라인이 시끌시끌합니다.
15일 카카오는 '허버허버' 단어를 사용한 일부 이모티콘의 판매를 종료한다고 깜짝 발표했는데요.
카카오가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이모티콘은 ①치즈덕 작가의 '망충하지만 적극적인 치즈덕' ②로잉 작가의 '민초가 세상을 지배한다! 민초토끼!' ③컨셉토끼 작가의 '과몰입 망붕왕! 망상토끼'를 비롯해 총 네 가지입니다. 해당 이모티콘은 아이스크림 등 음식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카카오는 이번 조치를 두고 "해당 작품의 작가로부터 말씀주신 의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그럼에도 언어의 시대상을 반영해 작가 혹은 제작사와의 협의를 통해 해당 상품의 판매 종료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는데요.
답변에서 '허버허버'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판매가 종료된 이모티콘들이 모두 해당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은 '허버허버'가 판매 종료의 원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허버허버'가 남성 비하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젠더 이슈'로까지 이어졌는데요.
카카오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해당 표현이 특정 만화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쓰이는 의미가 당초 알려졌던 뜻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파악했다. 젠더 이슈와 관련해 플랫폼의 중립성을 지키고자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무언가를 급하게 먹는 소리를 나타낸 신조어"
문제가 된 단어 '허버허버'는 무언가를 급하게 먹는 소리를 표현한 인터넷 신조어입니다. 어원을 둘러싸고 전라도 사투리 '허벌나게'와 유사하다는 주장과 포털 영어사전에 등재된 'hubba-hubba'에서 차용되었다는 주장 등이 분분하다.
이 표현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18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누리꾼이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글 작성자가 "남자 친구가 입을 메기같이 벌리고 허버허버 먹는다"고 쓴 것이 다른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고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는데요.
이때부터 '허버허버'는 10대와 20대들 사이에서 먹는 소리와 행위를 나타내는 의성어, 의태어로 자주 쓰이게 됐습니다.
유명 유튜버 고기남자 "단어 유래 몰라...페미니스트 아니다"
그러던 허버허버가 갑작스럽게 누리꾼들 사이에 또다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인기 유튜버 '고기남자' 때문입니다.
13일 유튜버 '고기남자'는 지난해 6월 업로드한 영상에 '허버허버'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사과했습니다. 그는 사과문에서 "허겁지겁 먹는 것을 나름 위트있게 표현한 것"이라면서 "전 절대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라고 토로했는데요.
그는 처음에는 자신이 과거에 올린 영상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며 허버허버 사용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댓글이 달리자 "허버허버는 먹는 걸 표현한 것"이라며 "애지간들 하세요"라고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비판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사과 영상까지 올렸는데요. 영상에서 "'허버허버'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과 저를 걱정하여 댓글을 달아주신 구독자님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영상까지 소환되면서 허버허버가 온라인에서 논란의 중심에 오른 배경에는 올해 초부터 일부 온라인 커뮤티니를 중심으로 '허버허버'가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 큰 영향을 줬습니다.
당시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허버허버'는 남자에게만 쓴다"면서 유독 남성에게만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지적했는데요.
반면 남성 비하 표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남자 친구를 뒷담화하는 글에서 사용됐다고 해서 남성 비하 표현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죠. 특정 개인을 가리킨 것이지 전체 남성을 대상으로 사용한 단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카카오가 이모티콘을 판매 중지한 것을 두고 "카톡에 이상한 단어도 다 있으면서 고작 허버허버가? ** 어이없어", "와... 허버허버가 왜 혐오 발언인지 찾아보고 왔는데 실화인가? 진심 좀스럽고 피해의식까지 있어보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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