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I 중국 전역 13곳 모피농장 실태 조사?
동물 뇌 아닌 몸에 전기 충격... 심한 고통?
방역지침 지키는 곳 한 군데도 없어
편집자주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분야에 관심을 갖고 취재해 온 기자가 만든 ‘애니로그’는 애니멀(동물)과 블로그?브이로그를 합친 말로 소외되어 온 동물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심도 있게 전달합니다.
세계 최대 모피 생산 국가인 중국에서 라쿤, 여우, 밍크 등 동물이 모피 생산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면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감전사 당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해당 농장들은 기본적 방역 지침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16일 중국 전역 13곳의 모피 농장에서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동안 사육 실태와 도살 방식을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HSI가 발표한 영상 속에는 도구에 익숙하지 않은 근로자에 의해 감전사 당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몸이 서서히 마비되는 라쿤이 나온다. 좁은 철창 안을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하는 전형적인 이상행동을 하는 여우의 모습도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도 관련 내용을 잇따라 보도하며 영국과 호주에서는 모피 불매를 촉구하는 캠페인도 시작됐다.
HSI에 따르면 복수의 모피 농장에서 라쿤 도살 시 고전압 배터리와 연결된 쇠막대를 이용해 몸 여기저기를 찔러 감전사시켰다. HSI 자문위원인 앨러스테어 맥밀런 교수는 “영상 속 동물은 뇌가 아니라 몸에 전기 충격이 가해졌다”며 “이는 동물이 심장마비 증상처럼 극심한 고통을 수분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기 충격으로 몸은 마비됐지만 의식은 남아 있기 때문에 심한 고통을 느낀다는 얘기다.
또 13개 농장 가운데 기본적 방역 지침을 지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중국 당국의 방역지침과 달리 입구에 소독 장치를 비치한 농장은 없었고, 방문객은 코로나19 안전예방 조치를 위한 검사를 하지 않고도 농장을 출입할 수 있었다.
서보라미 한국HSI 대표대행은 “지난해 4월 이후 유럽과 북미 11개국 289개 밍크모피 농장에서 최소 422건의 코로나19가 발생했다”며 “라쿤과 여우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중국 모피농장의 방역지침 미준수에 대해 굉장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대행은 이어 “한국도 2019년 기준 2,680억 원 규모의 모피와 모피의류가 수입됐다”며 “고통받는 동물이 줄어들 수 있도록 더 많은 소비자가 모피 불매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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