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상을 바받은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여러분의 응원이 감사하면서도 솔직히 부담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캐나다에서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아카데미 후보 발표날인 지난 15일 귀국한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의 국내 배급사를 통해 "여러분을 직접 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외화벌이를 하러 캐나다 촬영에 다녀왔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지금 나이 74세인데 이 나이에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를 전해야 하는데 이렇게 밖에 인사를 못 드려 죄송하다"며 "지인들도 축하해주고 싶어 하는데 격리 중이라 만날 수 없어 너무 속상하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또 "이 나이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면서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을 기대하기보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수상한 것과 다름 없는 일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올림픽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보는 사람입니다.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연출한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은 "할머니가 물가에 심었던 미나리가 잘 자라 내게 축복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오스카 후보 지명에 대해 "아칸소 농장 집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셨던 어머니, 아버지, 누나에게 특별히 감사드리며 내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내와 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가족들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드러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 역시 "멋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영광을 준 아카데미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몇 년과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훌륭한 배우, 제작진과 함께 인생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스티븐 연의 아내 모니카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 한예리와 아들 데이비드 역의 앨런 김은 가족처럼 영화를 함께 찍은 동료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예리는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연기상 후보 지명을 축하하며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 좋다"며 "모두가 이뤄낸 성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너무 기쁘고, 매일 촬영이 끝나면 함께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였던 식사 시간이 그립다"고 말했다. 또 앨런 김은 "엄마 아빠가 '미나리'가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고 해서 기뻤는데 6개나 된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며 "미나리 패밀리와 줌(화상) 미팅을 했는데 너무 보고 싶고 좋다. 정말 신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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